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혈액으로 50여종 이상의 암을 한번에 진단하는 임상이 시작됐다.
그레일(GRAIL)은 지난 18일 패스파인더(Pathfinder, NCT04241796) 연구를 시작한다며, 첫 환자도 등록됐다고 밝혔다. 패스파인더 연구는 그레일이 개발한 '다중 암 조기진단 테스트(multi-cancer early detection test)'를 통해 참여자의 혈액으로 다양한 암종에 대해 진단하고 그 결과를 참여자에게 제공한다. 만약 이 테스트에서 암이 식별되면 연구에 참여한 의료진이 곧바로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한스 비숍(Hans Bishop) 그레일 CEO는 “그레일의 첫 다중암 조기진단 테스트를 임상에 도입함에 따라 암 조기진단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파인더 임상 연구에는 다나파버 암 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 인터마운틴 헬스케어(Intermountain Healthcare),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오레곤 건강과학대학(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 등이 있고 추가 파트너를 모집해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발표에 따르면 패스파인더 연구는 6200명이 참여해 최소 1년 동안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레일은 임상에 참여한 환자를 위험증가군 70%, 비위험증가군 30%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한다. 위험증가군은 100개 이상의 담배를 태운 흡연경험자, 유전성 암 유전자 보유자, 혈액암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그레일의 다중암 조기진단 테스트는 생존가능성이 높은 초기단계에서 암을 검출할 수 있게 설계됐다. 그레일은 한번의 혈액 채취로 1기에서 4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50% 이상의 암을 99%의 특이도로 검출할 수 있으며, 암이 검출되면 체내 어떤 조직에서 암이 발생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레일은 NGS(next-generation sequencing)을 통해 분석한 암(cancer)와 비암(non-cancer)의 메틸화 기반 데이터베이스(methylation-based database)를 이용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암을 진단하고, 종양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식별한다.
알렉스 아라바니스(Alex Aravanis) 그레일 최고과학책임자는 “50개 이상의 암을 진단하기 위한 진단법을 개발했으며, 임상에서 치료를 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받게 되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레일은 2016년 15000명이 참여한 CCGA(circulating cell-free genome atlas)란 이름의 임상(NCT02889978)과 유방암 환자 12만명이 참여한 STRIVE 임상(NCT03085888)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