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다케다제약이 2017년부터 셀리악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어온 PvP바이오로직스(PvP Biologics)를 인수하기로 했다.
다케다는 26일(현지시간) PvP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셀리악병 치료제 ‘TAK-062(이전 Kuma062)’의 임상 1상이 종료됨에 따라 사전에 협의된 계약조건에 따라 인수 옵션권을 행사해 PvP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케다와 PvP는 2017년 1월 셀리악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처음 파트너십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PvP는 TAK-062의 작용기전을 확인(proof-of-mechanism)하는 임상 1상까지의 개발을 담당하며, 다케다는 PvP에 35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다케다는 1상의 결과에 따라 PvP에 인수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도 획득했다.
다케다는 이번에 사전 협의된 계약금, 개발 및 허가 마일스톤으로 총 3억3000만달러를 지불함과 동시에 PvP 바이오로직스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했다.
셀리악병은 글루텐 펩타이드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보이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체내 글루텐을 소화하는 효소가 부족함에 따라 글루텐에 대한 면역반응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소장 점막이 손상돼 영양소를 흡수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질환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영양실조, 골다공증, 신경장애, 생식장애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셀리악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요법은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은 식이요법(gluten-free diet)이 유일하다. 아직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없으며 밀, 보리, 호밀 등에 함유된 글루텐에 노출을 피하기 위한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유일한 처방책이다.
PvP바이오로직스는 강력한 글루텐 분해효소(super glutenase) ‘TAK-062’를 개발했다. TAK-062는 글루텐에 대한 면역반응을 예방하고, 소장 점막의 손상이나 증상을 막기 위해 글루텐이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자가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글루텐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이를 분해하도록 설계됐다. 산성 조건의 위에서 활성화되며, 글루텐의 면역반응 유발 부위에 높은 특이성을 보이는 재조합 글루텐 분해효소다. 다케다는 TAK-062가 다른 글루텐 분해효소 대비 촉매 활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PvP는 2018년부터 건강한 지원자 및 셀리악병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NCT03701555)을 진행한 가운데, 다케다는 건강한 지원자에서 TAK-062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입증했다는 결과를 통해 인수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자세한 임상결과는 향후 관련 학회 등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다케다는 글루텐-프리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 셀리악병 환자를 대상으로 TAK-062의 효능을 평가하고 투약용량을 설정하기 위한 임상2b상을 계획하고 있다.
Asit Parikh 다케다 위장관질환 치료부문 책임자는 “셀리악병 환자는 글루텐-프리 식단을 통해 스스로 증상을 관리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PvP바이오로직스의 연구결과를 통해 TAK-062가 셀리악병의 기존 표준요법을 바꿀 수 있는 표적화된 치료제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위장관질환에 대한 전문지식을 적용해 임상적으로 메커니즘이 증명된 2개 프로그램(TAK-062, TAK-101)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케다는 이전에 셀리악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TAK-101의 임상2a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TAK-101은 다케다가 지난해 10월 쿠어 파마슈티컬스(COUR Pharmaceuticals)로부터 인수한 셀리악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TAK-101은 임상2a상에서 셀리악병 환자의 T세포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를 통해 다케다는 질환 특이적 항원 ‘글리아딘 단백질(gliadin protein, 글루텐의 구성성분)’이 탑재된 나노입자 구성의 TAK-101이 면역을 흡수(immune uptake)한 결과로 셀리악병 환자의 내약성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