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2일 글로벌 팬더믹(pandemic)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항체 치료제와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는 6개월, 진단키트는 2개월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신속하게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또 산업용 방진복에 사용되는 원단을 이용한 재활용 가능한 면 마스크를 100만장을 확보해 인천시, 청주시 등 지역사회에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이날 웹캐스팅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및 신속진단키트 개발, 마스크 무상공급 등 코로나19 확산방지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우선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해 국내 의료현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제품 최종 승인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임상시험을 통해 최대한 많은 환자에게 제품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서울의대를 통해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액을 확보했으며 이달말까지 항체 스크리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내 최적의 중화능 항체를 선택하고 5월부터 세포주 개발 및 전임상·임상용 항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특히 "신속하게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마련하고 식약처와 협력해 최단시간인 6개월내에 환자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상업적 가치보다는 국가위기에 맞춰 환자들이 최대한 치료제를 접할 수 있도록 임상사이즈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개발비 200억원을 우선 책정해 연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치료용 항체를 통한 신속 코로나19 진단키트 역시 4월 시제품을 완성하고 5월에 기존 검사방법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진단키트에 사용할 수 있는 진단용 항체를 선별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확진에 쓰이고 있는 방법은 RT-PCR (역전사 정량 유전자 증폭 기술) 검사법으로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대신 결과가 나오는 데 최소 몇 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셀트리온의 신속 진단키트는 RT-PCR 2차 검사가 필요없을 정도의 정확도를 함께 갖추는 것은 물론 의료진의 도움없이 타액을 통해 자가진단이 가능한 진단키트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제품이 개발되면 한국은 물론, 빠른 진단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유럽, 미국, 중동 지역 국가들에 우선 보급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가능한 빨리 자국내 확진 환자를 구분-격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도를 낮추는데 일조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또한 국내에 100만장의 방진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크는 인천 취약계층 15만 명, 인천 송도 주민 16만 명, 청주 취약계층 4만 명, 오창읍 주민 7만 명, 진천군 주민 8만 명 등 50만 명에게 2주내 우선 제공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50만 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를 책임지고 공급할 방침이다.
이번에 1차로 제공되는 마스크는 제약회사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로 제작된 것으로 수차례 세척해 사용해도 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셀트리온은 극심한 전세계적 마스크 수급난에서도 어렵게 해외 공급처를 통해 방진마스크를 공급받았다.
서 회장은 "오늘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 선언을 하면서 코로나19의 범세계적 확산이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셀트리온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신속진단키트 및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하고 국내 마스크 무상공급에도 최선을 다해 국민건강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