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미국 머크(MSD)가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거절을 당했던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의 초기 삼중음성유방암(TNBC) 임상 3상에 성공했다. 지난 2월 FDA가 키트루다에 대한 최종승인을 논의할 당시 문제가 됐었던 두가지 1차 종결점을 이번에는 모두 달성하면서 제동이 걸렸던 키트루다의 유방암 적응증 확대 계획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머크는 작년 7월 키트루다의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허가(pivotal) 임상 3상에서 무사건생존율(EFS)과 병리학적 완전반응(pCR) 결과를 근거로 FDA에 적응증 확대 허가신청서(sBLA)를 제출했다. 그러나 FDA는 머크가 제출한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대 신청에 최종보완요구서(Complete Response Letter, CRL)를 발송했다. 키트루다의 무사건생존율 결과가 ‘미성숙(immature)’하다는 이유다.
‘무사건생존율(Event-free Survival)’은 환자가 치료제를 투여받은 뒤 수술 불가능한 질병의 진행, 암의 재발, 합병증 등에 의한 사망이 발생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즉, 정확한 무사건생존율 측정을 위한 임상시간이 좀 더 필요했던 것이다.
FDA의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는 머크가 제출한 임상 3상의 무사건생존률 결과가 키트루다의 치료효과를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며, 이에 대해 더 정확한 임상 데이터가 확보될 때까지 키트루다의 승인을 ‘보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FDA는 ODAC의 권고를 반영해 키트루다의 승인을 거절했다.
이에 머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키트루다의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허가 임상 3상 결과 무사건생존율과 병리학적 완전반응 비율의 개선을 확인하며 1차 종결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는 다가올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머크는 독립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의 중간분석 결과, 수술 전 키트루다와 기존 화학요법의 병용투여와 수술 후(adjuvant) 단일 키트루다 투여법이 단일 화학요법 대비 무사건생존율(EFS) 수치에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NCT03036488). 또한 병리학적 완전반응 결과에 대해서도 종결점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키트루다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에 발표했던 임상 결과와 일치했으며, 추가적인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로이 베인즈(Roy Baynes) 머크 글로벌 임상개발 책임자 겸 머크 연구소 CMO(Chief Medical Office)는 “키트루다는 위험도가 높은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긍정적인 무사건생존률 결과를 보인 첫 면역항암제”라며 “수술전요법으로 치료제 투여 후 확인된 병리학적 완전반응의 개선은 고무적이며, 임상 시작 4년 뒤 무사건생존율의 통계학적 개선을 나타내는 성숙한(mature) 데이터를 확인했다. 우리는 FDA 및 기타 글로벌 규제기관과 협력해 이 새로운 치료 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로슈(Roche)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Tecentriq, Atezolizumab)'은 지난 2019년 3월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화학요법 ‘아브락산(Abraxane)’과의 병용치료제로 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머크의 키트루다 역시 작년 11월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화학요법 병용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