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바이엘이 자궁 근섬유종(Uterine fibroid) 치료 후보물질 ‘빌라프리산(vilaprisan, BAY 1002670)’의 임상 3상 도중 환자모집을 중단했다. 이번 임상 3상 ASTEROID 연구는 빌라프리산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40개국 900개 임상기관에서 증상성 자궁 근섬유종 여성 환자 3600명 등록을 목표로 진행중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엘은 설치류 모델에서 빌라프리산의 안전성을 장기간 관찰한 전임상 결과, 독성 문제가 확인돼 철저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을 때까지 사전 예방책으로 임상 3상 환자 추가 등록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등록된 환자는 임상 프로토콜에 따라 치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estrogen),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테스토스테론(progesterone) 같은 호르몬의 균형은 여성의 건강에 중요하다. 그중 프로게스테론은 섬유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라프리산은 경구용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조절제(Selective progesterone receptor modulator, SPRM)로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해 활성을 조절한다. 프로게스테론의 활성을 방해하는 프로게스테론 매개 유전자 발현을 저해해 프로게스테론의 균형을 맞추는 자궁 근섬유종 및 자궁내막증 치료제로 고안됐다. 바이엘의 베르너 바우만(Werner Baumann) 회장은 빌라프리산이 자궁 근섬유종 치료제로 승인되면 연간 10억유로(1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Clinical trials에 따르면 빌라프리산 임상 3상으로 ASTEROID 5(NCT03240523), ASTEROID 6(NCT03194646)가 등록되어 있다. 각 임상은 초음파 검사에서 최대 직경 30mm 이상 120mm 미만인 섬유종이 1개 이상 진단된 자궁 근섬유종 환자에게 1일 1회 2mg의 경구용 빌라프리산을 복용하도록 해 과다 월경 출혈에 보이는 효능과 섬유종의 크기 감소 등을 관찰하고자 했다.
2016년 10월 발표한 309명의 여성 환자 대상의 임상 2상(ASTEROID 1) 결과에서는 빌라프리산 1mg 이상 복용 시 다수의 환자에게서 3일 이내에 출혈이 조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치료 후 97~100% 환자의 출혈이 조절되고 87~92% 환자의 무월경이 개선됐다. 빌라프리산의 용량에 따라 섬유종의 부피도 감소했다. 빌라프리산 치료에 이상 반응을 보인 환자는 위약을 복용하거나 빌라프리산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수와 비슷했다.
한편, 바이엘은 지난달 29일 전 세계 직원 11만8,200명 중 1만2,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연구개발 인력 감축은 900명에 달한다. 또한 동물약 사업부, 소비자 건강 브랜드 코퍼톤(Coppertone), 닥터숄(Dr. Scholl's)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화학산업 분야 서비스 제공처인 독일 회사 쿠렌타(Currenta) 지분 60%도 정리할 계획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