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프랑스 사노피(Sanofi)와 미국 리제네론(Regeneron)이 공동개발 중인 IL-33(Interleukin 33) 항체 ‘SAR440340(REGN3500)’이 IL-4, IL-13 항체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Dupilumab)’ 보다 치료효과가 낮다는 임상2상 결과가 발표됐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은 천식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SAR440340 투여그룹이 위약그룹보다 천식 증상을 개선해 종결점을 충족했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SAR440340 단독요법과 'SAR440340+듀피젠트' 병용요법이 듀피젠트 단독요법 보다는 치료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주간 진행한 SAR440340의 개념입증(PoC, Proof of Copcept) 임상2상(NCT03387852)에는 기존 항염증제인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Inhaled Corticosteroid), 지속형 베타 작용제(LABA, Long-acting Beta-agonist)를 투여해도 중등도, 증증 이상의 천식 증상을 보이는 천식 환자 296명이 참여했다. 1차 종결점으로 천식발작횟수(LOAC, Loss Of Asthma Control)의 비율, 2차 종결점으로 폐 기능 평가 척도인 1초간 강제호기량(FEV1, 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을 위약그룹, 듀피젠트 투여그룹과 비교했다.
SAR440340 투여그룹은 위약그룹보다 1차, 2차 종결점에 대한 천식 증상을 모두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듀피젠트 단독요법보다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했다. SAR440340와 듀피젠트 병용요법 역시 듀피젠트 단독요법보다 천식 증상을 개선하지 못했다. 부작용 발생 환자 비율은 SAR440340 61.6%, SAR440340, 듀피젠트 병용요법 66.2%, 듀피젠트 56.8%, 위약그룹 64.9%로 나타났다. 이번 임상시험의 자세한 결과는 향후 의학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듀피젠트는 IL-4, IL-13 신호전달경로를 동시에 억제한다. 2차 구조가 비슷한 IL-4와 IL-13은 도움 T세포(helper T cell)의 분화를 촉진해 B세포, T세포의 증식속도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IL-4, IL-13의 서열은 25%만이 같기에, 서로 독립된 신호 기전으로 면역반응을 촉진할 것으로 추측한다.
2017년 3월에 중등도,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대상 치료제로 승인받은 듀피젠트는 면역반응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기에 아토피 피부염 외에도 만성 염증질환 치료제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가 내놓은 2017년 프리뷰 보고서에서 듀피젠트는 효능과 시장성을 인정받아 2022년 4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신약으로 선정됐다. 듀피젠트는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다양한 면역질환에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018년 10월에는 만성 비부비동염 대상 임상3상에서 종결점을 충족했다고 발표했으며, 2019년 5월에는 중증 천식을 적응증으로 추가했다.
IL-1 중 하나인 IL-33은 도움 T세포, 비만세포, 호산구, 호염구에서 제2형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한다. NF-HEV(Nuclear Factor-High Endothelial Venules)로도 불리는 제2형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의 인터루킨 발현량을 높이는 NK-κB(Nuclear factor Kappa-light-chain-enhancer of activated B cells), MAP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신호전달경로를 촉진한다. 그리고 IL-33은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 Genome-wide Association Study)에서 천식, 알러지, 자궁내막증(Endometriosis), 꽃가루 알러지(Hay fever) 환자에서 과발현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IL-33 항체 SAR440340은 IL-33 활성을 억제해 인터루킨 발현량을 감소시킨다. 인터루킨 발현량이 감소하면 면역세포의 반응성도 낮아져 면역반응이 줄어든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은 면역세포를 증식을 억제하는 듀피젠트에 인터루킨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IL-33 억제제를 더해 천식에 대한 만성 염증 치료 효과를 높이려고 시도했지만, SAR440340, 듀피젠트 병용요법은 듀피젠트 단독요법보다 천식 환자의 증상 개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얀코폴로스(George D. Yancopoulos) 리제네론 사장 겸 CSO(Chief Scientific Officer)는 “우리는 사노피와 함께 천식 임상시험 프로그램에서 SAR440340의 개선 방안을 찾을 것이며, 아토피성 피부염, 만성 폐색성 폐 질환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