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글로벌 블러드 테라퓨틱스(Global Blood Therapeutics, GBT)는 시로스 파마슈티컬스(Syros Pharmaceuticals)가 개발중인 적혈구 질환 및 빈혈치료제 후보물질을 최대 3억35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저분자화합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헤모글로빈 생성을 높이는 새로운 접근방식의 치료제다.
GBT와 시로스는 지난 18일 겸상 적혈구 질환(sickle cell disease, SCD)과 베타 지중해성 빈혈(beta thalassemia) 치료제 후보물질의 발굴 및 개발, 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GBT는 시로스에 2000만달러 계약금을 먼저 지급한다. 추가로 전임상 연구를 위해 3년에 걸쳐 4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GBT가 옵션을 행사하는 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해 시로스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3억1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시로스는 자사가 개발한 유전자 제어 플랫폼(gene control platform)을 이용해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태아 헤모글로빈 생성을 유도하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한다. GBT는 제품 개발, 제조, 상업화를 위한 전세계 독점권을 가질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시로스는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추가적으로 옵션 행사시 최초로 출시한 치료제에 대해 미국내 공동 판매 권리를 갖는다.
태아 헤모글로빈은 생후 8주에서 6개월사이 9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후 대부분 성인 헤모글로빈으로 바뀌게 된다. 태아 헤모글로빈은 '알파+감마 글로불린'으로 구성되어 있어 '알파+베타 글로불린'으로 구성된 성인 헤모글로빈에 비해 산소와 친화성이 강하다. 시로스는 산소 친화도가 높은 태아 헤모글로빈의 생산을 계속되게 해 SCD와 베타 지중해성 빈혈을 치료하는 방법을 택했다. 겸상 적혈구와 베타 지중해 빈혈은 태아 헤모글로빈 생성이 중단된 후 증상을 나타나기 때문이다.
테드 러브(Ted Love) GBT CEO는 "태아 헤모글로빈 생성을 유도하기 위한 시로스의 접근법은 SCD와 베타 지중해성 빈혈에 대한 차세대 치료법을 찾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로스는 저분자화합물을 이용해 태아 헤모글로빈 생성을 억제하고있는 유전자의 프로모터를 저해해, 태아 헤모글로빈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접근법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로스가 공개한 유전자 프로모터 타깃은 LRF(leukemia/lymphoma-related factor)와 NuRD(nucleosome remodeling and histone deacetylation) 복합체다.
시로스는 지난 12월 미국 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구두발표를 통해 새로운 약물 발견 프로그램과 함께 태아 헤모글로빈 억제인자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태아 헤모글로빈 억제인자를 저해하면 총 태아 헤모글로빈의 양이 40%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시로스는 증가한 태아 헤모글로빈 수치는 SCD환자에서 기능적으로 치료하는 효과를 보인 농도를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낸시 시모니안(Nancy Simonian) 시로스 CEO는 “구강투여 의약품으로 감마 글로빈 유전자 발현 활성을 자극해 SCD와 베타 지중해성 빈혈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연구, 개발, 제조. 상업화 능력이 입증된 GBT와 파트너십을 통해 가능한 빠르게 SCD와 베타 지중해성 빈혈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SCD와 베타 지중해성 빈혈 치료제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1월, 노바티스가 SCD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폐색위기 치료제 '아다크베오'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 신약승인을 받은데 이어 GBT는 겸상 적혈구 중합반응 저해제 '옥스브리타(Oxbryta)'을 승인받았다.
버텍스와 CRISPR테라퓨틱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CRISPR 치료제 CTX001은 BCL11A유전자를 타깃해 베타 글로불린 발현을 낮추고 태아 헤모글로빈 농도를 높여 SCD 환자와 베타 지중해성 빈혈 환자 각 1명을 치료한 임상 결과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