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자체 개발한 유방암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Lunit INSIGHT MMG)'가 유럽의 CE 인증을 획득했다고 2일 밝혔다. 루닛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CE 인증을 받은 두번째 케이스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럽 연합 27개국내 판매 및 상용화는 물론 유럽자유 무역연합(EFTA) 내에서 자유롭게 판매될 수 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2등급으로 CE 인증(certification)을 받았다.
본격적인 유럽 시장 진입을 위해 루닛은 2020년 5월 네덜란드에 유럽 지사를 설립했으며, 유럽 지역 세일즈 총괄을 비롯해 엔지니어 등 현지 인력을 채용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진단받는 여성 암 중 하나로, 전체 여성암의 24%를 차지한다. 그러나 유방 촬영술(mammography)을 통해 유방암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검사를 할 경우, 암으로 확진되는 환자는 29%에 불과하다”며 “인공지능을 통해 유방암 검진의 실효성을 높이고 정확도를 끌어올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민홍 사업개발 총괄 이사는 “특히 유럽에서는 이중 판독의 대안으로 인공지능이 주목받고 있다”며 “2006년 발간된 유럽연합의 유방암 검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하나의 영상을 두 명의 영상의학 전문의가 판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MMG를 유럽의 검진 환경에 적용하면 이중 판독의 부담은 줄이면서 유방 영상의 판독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첫선을 보인 루닛 인사이트 MMG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97%의 정확도로 유방암 의심 부위를 검출, 위치 정보와 의심 정도를 표기해 영상의학 전문의의 진단을 보조한다. 2019년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3등급 허가를 받았다.
이어 올해 2월 루닛 인사이트 MMG 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가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된 바 았다.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된 3만6000건 이상의 유방 촬영 영상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되었는데 이는 유방촬영술 관련 AI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라는 설명이다.
연구는 유방 촬영 영상 판독 시 AI를 활용할 경우 영상의학 전문의의 판독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전문의가 인공지능 도움 없이 판독할 경우 75.3%의 민감도를 보였지만, AI 검출 결과를 참고해 판독 시 민감도가 84.8%로 10% 가까이 향상됐다. 유방 밀도(density)에 따른 전문의의 검출 정확도 또한 AI 보조 시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치밀 유방의 경우 AI 없이 전문의가 단독으로 판독했을 때엔 민감도 73.8%, AI 보조 후엔 85%로 나타났다. 또 진단이 어려운 조기 침윤성 유방암 검출에도 AI는 T1 암에 대해 민감도 91%, 림프절 비전이 암에 대해 87%였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경우 각각 74%의 민감도를 보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흉부 엑스레이 진단 보조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 CXR’의 CE 인증을 받았다. 현재까지 약 100만장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상용으로 분석하며 한국을 포함한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를 비롯해 브라질, 멕시코, 중국, 아랍에미리트연합, 태국에서 실제 진료에 사용 및 검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