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BMS(Bristol Myers Squibb)가 지난 23일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 HCC)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은 ‘옵디보(Opdivo, nivolumab)’의 적응증을 자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옵디보는 지난 2017년 9월 간암 1차 치료제 ‘소라페닙(sorafenib)’에 대한 내성을 보이거나, 소라페닙 투여 이후에도 여전히 암의 진행을 보이는 간세포암 환자의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NCT01658878).
그러나 BMS는 소라페닙 대비 옵디보의 효능비교를 진행한 확증임상(confirmatory study) 3상에서 1차 종결점인 전체생존기간(OS) 개선에 실패해 종결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9월 BMS가 공개한 확증임상 3상의 22.8개월 추적연구 결과, 옵디보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16.4개월, 소라페닙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14.7개월로 옵디보 투여군에서 생존기간 개선이 확인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NCT02576509).
올해 4월 FDA는 가속승인을 받은 뒤 확증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PD-1 면역항암제를 대상으로 적응증 유지 또는 철회를 논의하기 위한 항암제 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 ODAC) 회의를 진행했다. 가속승인을 받은 6건의 적응증 중, ODAC는 29일 옵디보의 간세포암 적응증에 대해 4대5로 철회를 권고했다.
BMS는 이번 자진철회가 ODAC로부터 발표된 권고와 FDA와의 후속논의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나단 청(Jonathan Cheng) BMS 항암개발 책임자 겸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은 “옵디보 단독요법이 소라페닙 치료 후 간세포암종 치료제로 계속 유지되는 것에 반대한 자문위와 FDA의 입장에 실망했다. 간세포암은 복잡하고 어려운 질병이며, 초기 소라페닙을 투여받았음에도 질병이 진행되거나 소라페닙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옵디보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다”라며 “그러나 BMS는 암 치료가 어려운 사람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을 빨리 접하는 데 필수적인 FDA의 가속승인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BMS는 이번 간암 적응증 자진철회 결정이 이전에 승인받은 옵디보의 다른 적응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년 10월 소라페닙을 투여받은 경험이 있는 간세포암 환자의 치료제로 FDA 가속승인을 받은 옵디보와 ‘여보이(Yervoy)’ 병용요법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위암의 3차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던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도 FDA의 시판 후 요구조건인 키트루다 단일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OS) 개선에 실패, ODAC로부터 적응증 철회권고를 받았다. 이에 머크(MSD)는 지난 7일 키트루다 위암 3차 적응증의 자진철회를 발표했다. 머크는 6개월 내로 키트루다의 철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BMS는 아직 구체적인 철회기간을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