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애브비의 BCL-XL/BCL-2 저해제 ‘나비토클락스(Navitoclax)’가 JAK 저해제 병용요법을 통해 골수섬유증(Myelofibrosis) 환자의 섬유화(fibrosis)를 개선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보였다.
골수섬유증은 골수의 섬유화가 진행되는 희귀 혈액암이다. 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JAK/STAT 신호전달 체계가 과활성화되어 골수세포 과증식(myeloproliferation),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증가 등이 발생해 골수의 섬유화가 유도된다. 골수 섬유화 환자는 골수의 혈액세포 생성기능이 감소되어 적혈구 감소로 인한 중증빈혈, 혈소판 이상, 비장비대증(splenomegaly) 등 질환이 발생한다.
골수섬유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JAK 저해제를 활용하고 있으나, 환자가 JAK 저해제에 내성을 보이는 등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치료옵션이 필요하다고 애브비는 설명한다. 예를들어 애브비의 JAK 저해제 ‘룩소리니팁(ruxolitinib)’의 경우, 골수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5년내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40%이며 중단한 이후로 예후가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애브비는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BCL-XL/BCL-2 저해제 ‘나비토클락스(Navitoclax)’를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골수에서 과다하게 생산되는 악성세포(malignant cells)의 사멸을 통해 골수 섬유화를 개선하는 컨셉이다.
애브비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골수섬유증에 대해 나비토클락스와 룩소리티닙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2상 중간결과를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2)에서 발표했다.
모하메드 자키(Mohamed Zaki) 애브비 부사장겸 종양학 임상개발 글로벌 책임자는 "골수섬유증의 경우 골수의 섬유화를 억제해 질병을 통제하는 치료요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애브비는 세포사멸을 유도해 골수 섬유화를 저해하며, 환자의 생존을 연장하는 나비토클락스와 룩소리니팁 병용요법에 대한 초기 임상결과에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최소 12주 이상 룩소리티닙 단일요법을 받았음에도 질병의 진행을 보인 34명의 골수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나비토클락스와 룩소리니팁의 병용요법에 대한 내약성과 효능을 평가했다(NCT03222609). 환자군은 1일 2회 10mg 이상의 룩소리티닙과 1일 1회 나비토클락스를 투여받았다.
환자군은 골수섬유증의 바이오마커인 골수 섬유화(bone marrow fibrosis, BMF) 회복정도 및 질병유발 유전자(JAK2, CALR) 빈도(variant allele frequency, VAF) 감소를 기준으로 질환의 개선정도를 평가했다. BMF는 골수섬유화 진행도에 따라 등급이 높아지며, 0~4등급으로 구성된다.
평가 가능한 32명의 환자 중 38%(12명)가 임상 24주차에 1등급(grade) 이상의 BMF 개선을 나타냈다. 또한 임상 24주차에 VAF를 분석한 결과 26명의 환자 중 23%(6명)이 20% 이상의 감소를 달성했다. 5명의 환자는 BMF 및 VAF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은 1등급 이상의 BMF 개선을 나타낸 환자의 경우 아직 중앙값(median)에 도달하지 않았다. 개선을 보이지 못한 환자의 OS는 중앙값 28.5개월로 확인됐다(P <0.01). 유사하게, 20% 이상의 VAF 감소를 보인 환자의 OS도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개선되지 못한 환자의 OS는 중앙값 28.5개월로 나타났다(P=0.05).
반면 모든 34명의 환자(100%)에게서 최소 1회 이상의 부작용이 보고됐으며, 44%(15명)의 환자가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SAE)을 경험했다. 모든 등급(grade)을 포함해 가장 자주 보고된 부작용은 혈소판감소(88%), 설사(71%), 피로(62%) 및 메스꺼움(38%) 등이었다.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은 폐렴(12%), 비장경색(splenic infarction, 6%)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