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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이전한 국내 연구팀의 'CAR T플랫폼'

기사입력 : 2016-11-11 10:11|수정 : 2016-11-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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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서울대 정준호 교수 “암치료, 최종적으로 T세포 활성화가 관건…CAR T로 패러다임 바뀔 것”

▲서울대의대 정준호 교수

▲서울대의대 정준호 교수

“현재는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한 면역항암제가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지만, 암치료는 결국 T세포의 활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10년 후에는 CAR T가 암 치료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준호 서울대의대 교수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를 만난 자리에서 CAR T가 현존하는 암 치료 방법 중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CAR T 플랫폼의 개발비용 절감에 따라 치료제 가격도 지금보다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제까지 접하던 ‘환자 맞춤형이 필요한 비싼 세포치료제’라는 설명과 사뭇 달랐다.

먼저 CAR T이라는 개념을 아주 간략화해 얘기해보자. CAR T의 CAR(chimeric antigen receptor)는 인위적인 수용체로 암세포에 발현하는 특정 단백질과 같이 원하는 목표물에 붙는 항원결합부위와 신호분자를 결합한 형태를 가진다. T는 우리 몸 면역세포 중 가장 공격력이 강력하다고 알려진 T세포를 의미한다. 즉 CAR T는 원하는 타깃만 공격하는 자가증식능력이 뛰어난 T세포로 기존 면역항암제와 비교하면 공격력이 핵폭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CAR T란?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352)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CAR T가 항체를 탑재한 세포치료제 개념이라면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항체의 항원결정부위(scFv, Single-Chain Fv Fragments)를 바이러스를 이용해 T세포 발현시켜 바로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까? 실제 유방암 환자에서 높게 발현되는 HER2(정상인 대비 약 100배)를 겨냥한 항체로 이러한 시도한 두 그룹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먼저 시도한 그룹은 2015년 기준 글로벌 면역항암제 매출 3위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의 scFv부위를 T세포에 발현시켜 환자에게 주입(10*10개)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주입 후 15분 만에 호흡곤란이 나타났으며, X-ray결과 폐침윤(pulmonary infiltrate)이 보였다. 5일 후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폐 상피세포에 일부 발현하고 있는 HER2(ERBB2)를 인식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허셉틴을 이용한 T세포 치료제 개발은 실패로 돌아선 듯 보였다.

5년 후 다른 그룹에서 HER2를 겨냥하는 항체와 T세포를 결합한 ‘HER2-CAR T’를 다시 시도한 임상연구를 발표했고 결과는 놀라웠다. 17명 환자 중 4명에서 12주부터 14달 동안 병기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인 안정병변(SD, stable disease) 상태를 보인 것이다. 이전 그룹과 비교해 두가지 큰 차이점이 있었다. 첫째 CAR T 주입량를 1/100로 줄인 것, 그리고 HER2를 겨냥하는 ‘FRP5’라는 다른 항체의 서열을 사용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 교수는 “CAR T 플랫폼은 아직 연구되야 할 부분이 많지만 한편으론 조작(engineering)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에 큰 잠재력을 갖는다”라며 “앞선 예는 T세포에 장착되는 항원결정기(epitope)에 해당하는 서열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CAR T의 성공은 타깃에 붙는 아주 핵심적인(extremely specific) 서열을 갖는 항체를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구팀의 목표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CAR T의 치료제로써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CAR T는 항원결정서열 또는 환자, 전처리(pre-conditioning) 과정에 따라 다른 반응성을 보이는 데 현재까지 기술로는 차이가 나는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 정 교수는 매우 특이적인 항원결정서열을 찾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두번째 연구 연구방향은 CAR T 시스템이 가진 한계점을 보안해 환자에서 적용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CAR T의 독성문제를 해결한 ‘anti-cotinine CAR T’ 플랫폼을 개발, 앱클론 및 다국적제약사 S사와 공동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뿐만 아니다. 코티닌(cotinine)이라는 물질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CAR T플랫폼의 가능성을 넓히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CAR T 치료제의 가능성을 높이다...최소 서열로 특이성을 극대화

CAR T 시스템은 1989년 처음 만들어진 이후 3세대에 거쳐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보완돼 왔다. 정 교수는 “CAR T는 1세대에서 2세대로 가면서 T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보조자극 도메인이 추가되면서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3세대 시스템을 예로 들면, 일단 환자의 몸 안에 들어오면 2~3일 정도가 지나면 그 수가 20배 정도 증가한다”라며 “경우에 따라 증식을 돕기 위해 IL-2와 같은 사이토카인을 주입하기도 하지만 시스템 효율면에서는 충분히 개발됐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항원결정기의 핵심 염기서열(extremely specific sequence)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에 주력해 연구 진행 중이다. 그는 실제 상용화되는 항체들이 특이적으로 원하는 항원에만 붙지 않는다는 것으로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보면 원하지 않은 단백질과의 비특이적인 결합을 갖는 경우가 빈번하며, 이는 면역항암염제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몸속의 모든 단백질을 고려해 기존 항체보다 더 나아가 ‘원하는 타깃에만 결합하는 최소한의 항원결합 아미노산서열(minimum epitope)’을 찾겠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암세포 성장∙전이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한 타이로신 수용체(novel tyrosine kinase)를 타깃하는 ‘최소 항원결정 서열’을 확보 중으로 그 과정은 굉장히 노동 집약적이다.

원하는 항원에 붙는 5개의 아미노산 서열을 확보했다고 하자. 항원결합기가 ADLXY(임의로 표기)라는 서열을 갖고 있으면 연구팀은 기존 것보다 특이성을 높이기 위해, 미량의 단백질이라도 비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찾아내 계속적으로 아미노산 서열을 바꿔본 다음 결합력을 확인해 정말 핵심적인 아미노산 서열만 추려내는 것이다. 이는 세포막 표면에 있는 단백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세포막 안에 있는 단백질과의 결합력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으로 항체 특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추려낸다.

기존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CAR T 플랫폼의 특이적 공격능력 확인

CAR의 항원결정서열 외에도 중요한 것은 T세포의 세포막에 발현하고 있는 형태다. 실제 T세포의 표면을 보면 scFv부위가 뭉쳐져 (aggregation)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 이런 경우 신호가 계속적(tonic signaling)으로 전달되고 T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연구팀에선는 뭉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scFv를 개발해 표면에 고르게 발현하게 하는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정 교수 연구팀은 CAR T와 관련된 오랜 논쟁에 대한 해답을 찾았는데, CAR T를 치료제로 쓰기 위해 ‘실제 정말 특이성(specificity)을 가지는가’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scFv부위가 특이적으로 암을 공격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인지 혹은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와 같이 면역시스템의 활성이 높아져 보이는 항암효과와 구별하기 쉽지 않았던 것. 그는 “우리가 자체 디자인한 실험을 통해 CAR T가 효율적으로 목표를 겨냥해 암종양을 억제한다는 근거를 찾았다. CAR T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CAR T가 현재 재발성 혈액 암 환자에서 놀라운 효과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로 쓰기엔 아직 보완되야 될 부분이 있다. 임상적으로 가장 큰 문제점은 보조자극이 추가됨에 따라 생기는 면역 과다활성이다. 사이토카인 신드롬(Cytokine syndrome)으로 불리는 이 부작용은 T세포가 면역 활성물질을 과다하게 분비함에 따라 일부 환자에게서 고열, 근육통, 낮은 혈압과 호흡이 나타나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다수의 예가 있었다.

이에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 개발되고 있다. 그중 안정장치 개념의 ‘safety switch’라는 한 단계를 추가해 부작용을 해결하려는 접근 방법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주목한 자체 개발한 '코티닌 이용 CAR T 플랫폼'

‘Universal(범용적) CAR’라고도 불리는 이 플랫폼은 원래는 CAR의 scFv부위가 암세포의 타깃 항원과 직접 결합하지만 중간에 다리역할을 하는 어댑터(adaptor)를 추가하는 것이다. 두 요소를 이어주는 어댑터가 있을 때만 CAR T는 항원을 인식해 공격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세포막 밖에 노출돼 있는 scFv가 항원을 인식하고 난 후, 세포 안으로 신호 과다증폭으로 생기는 면역과다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이 가지는 장점은 또 있다. 어댑터가 다리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 쪽은 scFv에 결합하면서 다른 한쪽은 항원을 인식하게 되는데, 항원 인식 부분만 조작하면 CAR T가 매우 다양한 항원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암 치료의 가장 큰 난점은 약물치료에 대한 내성으로 하나의 표적을 겨냥하는 것만으로는 암 세포를 제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투여요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Universal CAR T시스템에서는 어댑터만 바꿔주면 되기에 암 진화(cancer evolution)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아비딘과 바이오틴(avidin, biotin)이라는 물질이 가진 안정적인 결합력을 이용한 플랫폼이다. CAR의 세포막 부분에 아비딘이 발현, 어댑터는 아비딘과 결합 가능한 바이오틴 부분을 갖고 있으면서 다른 한쪽은 암세포 항원을 타깃하는 컨셉이다. 그 외 아비딘과 같이 CAR에 PNE이라고 불리는 14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펩타이드를 이용하는 예도 있다. 단, 펩타이드 자체가 체내에 줄 수 있는 기전이 명확하게 연구되지 않은 한계점을 가진다.

정 교수는 코티닌(cotinine)이라는 물질로 자체 Universal CAR T를 만들었다. 코티닌은 체내에서 CAR T플랫폼에 적용될 경우 안정성을 포함한 상당한 장점을 갖는다.

그가 인류에서 꾸준히 노출됐으면서도 우리 몸에는 없지만 체내에서 매우 안정적인 특성을 가진 것. 그러면서 약물작용기전이 명확히 밝혀져 있는 후보물질을 생각했다. 그렇게 찾은 물질이 담배 속 니코틴의 주요 대사체인 코티닌으로 흡연여부를 판단하는 마커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만든 ‘anti-cotinine CAR T’으로 암세포 성장∙전이에 핵심적인 EGFR(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혈관내피 성장인자수용체)과 Target B(유방암)를 겨냥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안정장치가 있기에 환자에서 사이토카인 과다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코티닌을 주입하여, 코디닌 어댑터를 CAR T 로부터 분리시키면 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꾸준히 활성화만 시켜준다면 체내에서 ‘anti-cotinine CAR T’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다는 것. 이전 혈액 암 환자에서 CAR T가 4년까지 유지된 예가 있다.

▲여러 항원을 타깃하는 anti-cotinine CAR T세포출처: 정준호 교수 제공

▲여러 항원을 타깃하는 anti-cotinine CAR T세포출처: 정준호 교수 제공

정 교수는 “항체와 암세포 성장∙전이에 관여하는 VEGF에 결합하는 apatamer를 코티닌으로 접합한 후 코티닌 항체와 복합체 형태로 주사할 경우 경우 생체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통해 코티닌 시스템의 유효성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한 ‘anti-cotinine CAR T’는 국내 항체전문회사 앱클론에 플랫폼 기술 이전했으며, 한 다국적 제약사와는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암 치료 패러다임이 완전 바뀔 것…병원연계 CAR T 치료제

정 교수가 ‘향후 CAR T가 암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먼저 CAR T자체의 강력한 효과다. 2014년 치료제가 없는 재발성, 난치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에서 CD19를 타깃하는 CAR T치료제를 주입했더니 3명의 환자에서 암이 제거되는 기준인 90%의 완전관해 반응이 나타난 임상 연구결과가 있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CAR T 임상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가장 많은 CAR T 파이프라인을 갖는 회사로 소렌토(Sorrento) 18건, 주노(Juno) 10건, 노바티스(Norvatis) 9건, 지오팜 (Ziopharm) 8건, 칼스젠(Carsgen), 셀진(Celgene) 각각 7건 순이다.

그는 “결국 암치료제가 최종적인 목표는 ‘얼마만큼 T세포를 효율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라며 “아직 CAR T가 고형암에서의 효율, 독성 문제 등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지만, 연구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제시했다.

다음으로 그는 ‘임상비용’을 언급했다. 바이오벤처 입장에서 신약 치료제 임상을 개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문제라는 것.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투여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도, 여보이, 옵디보, 키트루다의 1회 투여비용은 각각 3000만원, 340만원, 630만원으로 1년이면 1억~1억 5천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그런데 CAR T의 경우 환자 1인당 드는 비용이 5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을 것, 2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100억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치료비용이 더 적게 든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정 교수는 “제약사가 항체를 만들어 치료제를 공급하는 개념에서 병원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CAR T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T세포를 키우고, 항체를 개발, 이를 바이러스를 통해 환자 T세포에 발현하는 3개의 조직만 갖춰지면 된다는 것. 실제 글로벌 회사인 지오팜은 이미 병원연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는 “앞으로 플랫폼 기술이전을 한 앱클론과 제약사, 병원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자체 CAR T시스템을 다양한 적응증에서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anti-cotinine CAR T’를 시작으로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 연구∙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6년 기준 CAR T 임상진행 현황출처: 정준호 교수 제공

▲2016년 기준 CAR T 임상진행 현황출처: 정준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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