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올해를 기점으로 아밀로이드베타(Aβ) 계열 약물을 주축으로, 진정한 의미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카네맙(lecanemab, 제품명 레켐비)’이 미국에서 정식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그동안 아밀로이드 약물 상업화에 가장 큰 허들이었던 보험적용이 결정됐다. 이어 10월 레카네맙을 처방하기 위한 아밀로이드 PET 진단법까지 보험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에자이는 레켐비의 피하투여(SC) 제형의 허가신청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의 미국 정식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도나네맙은 투여한지 1년반이 된 시점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의 환자에게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없앴다. 현재까지 이들 아밀로이드 약물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저하를 반년 가량 늦추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년반전 실패 소식을 알렸던 로슈까지 지난해 10월 혈뇌장벽(BBB)을 투과율을 높인 Aβ 항체의 긍정적인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두 회사의 경쟁 대열에 합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열리는 시장인 만큼, ‘약물 출시’라는 결승점을 통과하자마자 이제는 극복해야 할 한계점이 부각되고 있다. 바로 제한적인 효능과 ARIA 부작용 이슈이다. 지난 2021년 8월 설립된 일리미스 테라퓨틱스(Illimis therapeutics)는 이러한 한계점이 ‘IgG1 기반 항체 치료제의 염증반응’ 기전에서 시작된다고 보며, 암 질환과 달리 지속적인 염증반응이 병을 악화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에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상훈 일리미스 테라퓨틱스 대표는 “현재 알츠하이머병 분야에서 중요한 질문은 ‘왜 뇌 아밀로이드를 제거했는데 인지기능이 돌아오지 않는가’이다”며 “IgG1 항체는 면역세포의 대식작용을 유도하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는데 항암제를 개발할 때는 필요한 작용이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퇴행성뇌질환에서는 아밀로이드는 잘 제거하지만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키면서 신경독성(neurotoxicity), 시냅스 손실(synaptic loss) 등을 수반하는 것이 제한적인 효능을 보이는 이유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