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SK바이오팜 수면장애치료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솔리암페톨은 1996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승인(IND)을 받아 연구개발에 돌입한지 20여년만에 미국 허가 국내 혁신신약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일(현지시간) SK바이오팜과 파트너사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수면장애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SunOSi)을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주간졸림증 완화 목적으로 판매허가했다고 밝혔다.
재즈파마슈티컬스가 2017년 12월 신약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한지 1년 3개월여만이다. FDA는 작년 12월 20일로 예정된 솔리암페톨의 검토시한을 한차례 연장한 끝에 이날 최종 판매허가 결정을 했다.
솔리암페톨은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 재흡수 저해제(norepinephrine–dopamine reuptake inhibitor, NDRI)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해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중추신경을 자극하고 각성 효과를 일으키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솔리암페톨은 1996년 국내 기업 최초로 FDA의 임상시험승인(IND)을 받으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당시 우울증치료제로 개발되던 솔리암페톨은 2000년 얀센 리서치 파운데이션(Janssen Research Foundation, 현 J&J)에 인수돼 임상이 진행됐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SK바이오팜은 2000년 중후반부터 솔리암페톨을 항우울제가 아닌 수면장애치료제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솔리암페톨은 2011년 에어리얼 바이오파마(Aerial BioPharma)에 기술이전됐고 이후 2014년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판권이 재인수되며 생명력을 이어나간 끝에 신약으로 탄생하게 됐다.
솔리암페톨은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피험자를 대상으로 20여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특히 임상 3상은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환자 9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위약 대비 주간 졸림증이 현저히 개선됐으며 환자의 주관적 졸림 정도도 시장 선도 약물인 '자이렘(Xyrem)' 대비 2배 이상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즈는 이번 승인에 따라 솔리암페톨의 현지 판매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솔리암페톨은 향정신성의약품을 관리하는 미국 마약국(DEA) 절차에 따라 앞으로 90일 이후 판매가 가능하다.
재즈는 판매중인 자이렘(Xyrem)의 특허가 2020년 만료되는 상황에서 솔리암페톨을 차세대 수면장애치료제로 마케팅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즈는 작년 11월 유럽의약품청에 솔리암페톨의 판매허가를 신청했으며 파킨슨병과 관련된 과도한 졸림에 대한 임상 2상도 진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이벨류에이트파마는 솔리암페톨이 오는 2020년 1억3800만달러(15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는 3억3800만달러, 2024년에는 4억8900만달러로 매출이 늘 것으로 예측했다.
솔리암페톨은 국내 신약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다. 솔리암페톨은 미국 허가를 받은 혁신신약으로는 LG생명과학의 '팩티브(Factive)'와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Sivextro)'에 이어 세번째다. 다만 중추신경계 약물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관문을 넘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허가와 판매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수정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한국, 중국 및 일본을 포함한 12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권리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FDA 허가 심사도 받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11월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