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NDA)를 신청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새로운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노인이나 간·신장 기능부전 환자 대상으로 세노바메이트의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결과다.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 Life science는 5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신경학회 연례학술회의(American Acedemy of Neurology Annual Meeting, AAN)에서 세노바메이트와 관련해 특정 환자군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약동학을 확인한 새로운 임상데이터를 발표했다.
노인과 간 기능부전, 신장 기능부전 등의 환자군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약동학 차이를 확인하고 적정한 용량을 설정하기 위한 목적의 연구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에서 흥분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Na+) 채널의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나트륨 이온 전류(persistent sodium current, INap)를 차단하고 동시에 억제성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GABA-A 수용체의 알로스테릭 활성화를 통해 신경 세포의 신경전달과정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뇌전증 약물이다. 뇌전증의 원인이 되는 흥분성/억제성 신호 전달과 관련된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조절해 신경세포의 흥분/억제 균형을 정상화한다.
AAN 초록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는 건강한 정상인에게 적용했을 때 광범위하게 대사가 이뤄졌으며 적용 용량의 약 87.5%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회사측은 이번 연구에서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노인(26명)과 간(24명) 및 신장(22명) 기능부전 환자군에서의 약동학 차이를 확인하고자 했다.
노인의 경우 65세 이상이 모집 대상자였으며 Child-Pugh 분류에 따른 경증~중등도의 간 기능부전, Cockcroft-Gault 기준에 따른 경증~중등도의 신장 기능부전을 가진 성인이 모집됐다. 모집 대상자들은 세노바메이트 200mg을 경구로 복용했으며 이후 최대 456시간까지 PK를 분석하기 위한 샘플을 수집했다. 수집한 샘플을 통해 최고혈중농도(Cmax), 곡선하면적(AUC) 등을 관찰하고 18~45세의 건강한 성인 대상자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경증(8명) 또는 중등도(6명)의 신장 기능부전 대상자들은 정상인 대비 AUC가 1.5배 증가했으며 최고혈중농도의 경우 유의미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또한 경증(8명), 중등도(8명)의 간 기능부전 대상자의 경우 AUC가 2배 증가함과 동시에 최고혈중농도에서 제한적인 효과를 보였다. 65세 이상의 노인 12명에서 확인한 약동학 요인들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노바메이트 200mg을 적용했을 때, 어떤 임상 대상자에서도 안전성과 내약성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이나 간 또는 신장의 기능부전을 가진 부분 발작 뇌전증 환자들에게도 세노바메이트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앞서 전세계 17개국 성인 1300여명을 대상으로 세노바메이트 안전성 확인을 위한 3상에서 호산구 증가와 전신성 증상을 동반하는 뇌전증 치료제 부작용인 DRESS 증후군 발병을 줄이는 연구결과를 확보한 바 있다.
한편,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의 신약판매 허가 신청서(New Drug Application; NDA) 심사가 시작됐으며 오는 11월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