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토콘드리아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웨덴 뉴로바이브(NeuroVive)의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 치료제 ‘NeuroSTAT(성분명 cyclosporin)’을 신속심사(Fast Track) 대상 치료제로 지난 27일(현지시간) 지정했다.
FDA는 미충족 의료수요로 남아있는 질병에 대해 치료 가능성을 지닌 치료제 후보물질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한다.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치료제 후보물질은 개발, 허가와 관련해 수시로 FDA의 피드백을 받으며, 신약승인신청(New Drug Application, NDA)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뉴로바이브는 이번 신속심사 지정으로 NeuroSTAT의 개발과 상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외상성 뇌손상은 외력에 의한 두부 충격으로 발생하는 신경학적 손상을 말한다. 국제의학학술지 ‘란셋 신경학(Lancet Neur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5000만명 이상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가 발생하며, 외상성 뇌손상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4000억달러에 이른다(doi: 10.1016/S1474-4422(17)30371-X).
외력으로 뇌에 1차손상이 발생하고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면, 저산소증, 저혈압, 뇌부종 등의 수일에 걸친 2차손상이 나타난다. 지연성을 가진 2차손상으로 신경학적 손상 범위가 넓어지면, 비가역적 장애가 생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차손상의 원인으로는 1차손상으로 손상된 신경세포에서 빠져나온 물질이 주변으로 퍼져가며 생기는 흥분독성(excitotoxicity), 산화적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등이 알려졌다. NeuroSTAT는 세포사멸을 촉진하는 미토콘드리아 투과성 변이공(mitochondrial permeability transition pore, mPTP)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2차손상을 방지한다. NeuroSTAT의 주성분인 시클로스포린(cyclosporin)은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s, CNIs)로 작용해 면역반응을 억제하기도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의 투과성 변이공을 형성하는 시클로필린 D(cyclophilin D) 단백질에 결합해 세포사멸 기전을 막는다.
뉴로바이브는 시클로스포린 20mg/kg/day를 실험동물 모델에 5일간 투여한 전임상시험에서 뇌손상 부위를 35%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했다. 전임상시험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외상학회지(Journal of Neurotrauma)’에 발표됐다(doi: 10.1089/neu.2018.5706).
임상2a상(CHIC, NCT01825044)에서 2차손상이 발생한 16명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NeuroSTAT 5mg/kg/day(또는 10mg/kg/day)를 투여했다. 그 결과, NeuroSTAT이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를 넘어 뇌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 뉴로바이브는 CHIC 연구 결과를 ‘신경외상학회지’에 게재했다(doi: 10.1089/neu.2018.6369).
현재 뉴로바이브는 임상시험 참여환자 규모를 60~100명으로 확대해 NeuroSTAT의 약효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2b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