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로슈(Roche)의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치료 후보물질이었던 CDH11(cadherin-11) 억제 항체 ‘SYN0012’이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MI) 환자의 심장 섬유화, 심박출량 감소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메리맨(W. David Merryman) 밴더빌트(Vanderbilt) 대학 알러지, 호흡기, 중환자의학과(Allergy, Pulmona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교수 연구팀은 로슈로부터 SYN0012를 지원받아 심근경색 실험 쥐 모델에 투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SYN0012를 투여한 실험 쥐 모델의 심장 기능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으며, 심근경색으로 나타나는 심장의 조직재형성(tissue remodeling) 정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염증과 혈관신생연관(proangiogenic) 유전자 전사(transcription)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CI 인사이트(JCI insight)’ 9월호에 지난 19일(현지시간) 게재됐다(doi: 10.1172/jci.insight.131545).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coronary artery, CA)이 막혀 발생한다. 관상동맥은 주로 혈전 때문에 막히며, 혈관의 급격한 수축으로 막히기도 한다. 관상동맥은 대동맥으로부터 3개의 가지로 분지해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3개의 혈관 중 하나라도 막히면, 산소, 영양분 공급이 중단돼 심장근육이 괴사한다.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관상동맥을 막은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심장근육 괴사로 심정지가 발생한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힌 원인을 제거하더라도 후유증이 남는다. 빠르고 올바른 조치를 받은 환자도 일부 심장근육은 괴사한다. 일부 심장근육의 괴사로 인해 심실 내 구조는 변형돼 용적이 커지고, 괴사가 일어난 부위엔 염증반응으로 섬유화가 발생해 심박출량이 감소한다. 이러한 조직재형성 과정으로 심근경색을 경험했던 환자는 부정맥, 심인성 쇼크, 심부전, 승모판 폐쇄부전증, 심실중격 파열,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다. 그런데 아직 손상된 심장근육을 되돌리는 치료제는 출시되지 않았기에, 심근경색의 치료목표는 막힌 혈관을 개통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것에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