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전세계 바이오스타트업 중 혁신적인 기술과 접근방식으로 차세대 블록버스터 혁신신약 개발에 성공할 주인공은 누가될까?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는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열린다.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1993년부터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매년 열리는 바이오산업 분야의 최대 콘퍼런스로 활발한 파트너링 미팅과 기술 수출 협의가 이뤄지는 장이다.
올해 열리는 바이오 USA에서는 남다른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 40곳을 소개하는 ‘스타트업 스타디움(Start-up stardium)’ 부스를 마련하고 각각의 회사를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다. 40개의 스타트업 기업 가운데 주목할 만한 4개의 기업을 바이오스펙테이터에서 미리 살펴봤다.
◇ Actavalon, Inc. (미국)
악타발론(Actavalon)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p53을 타깃으로 항암제를 개발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p53 유전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p53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전사기능 조절, 세포내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신호전달, 핵산말단가수분해효소 활성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이러한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포의 주기 정지 및 세포 자살을 유도한다. 따라서 암세포가 무한하게 증식하기 위해서는 p53 단백질의 활성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정이다. 암세포의 80%는 p53 유전자가 변이 또는 상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P53은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진 흔한 타깃이지만 악타발론은 생리학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 컴퓨터 프로그램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암세포에서 비활성화가 일어난 p53 단백질을 재활성화 할 수 있는 소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을 개발한다. 이들은 고속유전정보 검색(high throughput genetic information)을 바탕으로 새로운 p53 재활성 약물을 개발하고 빠르게 적용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p53을 타깃으로 함으로써 인간의 암 종 가운데 절반 이상에 적용이 가능한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Ad-O-Lytics (독일)
에이디오라이틱스(Ad-O-Lytics)는 혈류를 통한 항암바이러스의 전신투여가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러스 치료(Virotherapy)란 바이러스를 이용해 타깃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원발종양 뿐만 아니라 전이체까지 효과적으로 파괴하기 위해서는 혈류(blood stream)을 통해 바이러스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 목적의 바이러스를 혈류에 주사하고 나면, 혈액 내 성분으로 인해 비활성화가 이뤄진다.
에이디오라이틱스는 원하지 않는 혈액 내 방어시스템으로부터 항암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를 보호해 종양과 전이체에 전달, 효과적으로 항암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유전적 과정과 화학적 과정을 거치는 콤비네이션 기술이다.
이들은 바이러스가 혈액 내 방어 메커니즘에서 특정 구조와 결합함으로써 불활성화가 이뤄진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이러스 표면의 시스테인에서 단일 아미노산을 변형시켰다. 변형된 시스테인은 바이러스 표면의 특이적이고 효율적인 화학적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일종의 닻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닻에는 화학적 과정을 통해 다양한 화학 링커와 화합물을 부착할 수 있다. 합성 고분자물질, 펩타이드와 같은 화합물은 바이러스의 표면에서 짝을 이루게 된다. 회사 측은 이러한 변형을 통해서 바이러스를 혈액 내 비활성물질로부터 바이러스를 보호할 수 있고, 또 리간드 역할을 통해 새로운 특이성을 부여함으로써 타깃 조직으로의 흡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에이디오라이틱스는 현재는 아데노바이러스에만 적용하고 있는 플랫폼 기술을, 더 많은 타입의 바이러스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 Lynx bioscience (미국)
린스 바이오사이언스(Lynx bioscience)는 다발성 골수종과 기타 혈액암의 치료 효과를 빠르게 분석, 예측하는 ‘Micro3’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Micro3는 환자의 종양세포와 비종양세포가 약물의 치료효과에 반응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분석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환자에게서 채취한 샘플에서 세포를 분리해서 Micro3에 배양하고, 그 뒤에 치료에 사용할 약물을 처리한다. 마지막으로 세포를 염색하는 과정을 거친 뒤 자체 개발한 자동 분석 플랫폼을 통해 살아있는 세포와 죽은 세포의 수를 집계한다. 모든 과정은 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린스 바이오사이언스는 1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사용되는 항암제에 대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7명의 반응자와 10명의 비반응자를 구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 측은 Micro3의 경우, 한 개의 생체 지표(바이오 마커)에 얽매이지 않는 동반진단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Obsidio therapeutics(미국)
옵시디오 테라퓨틱스(Obsidio therapeutics)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효모(yeast)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 생산하는 물질인 피토스핑고신(Phytosphingosine)에서 영감을 얻었다. 피토스핑고신은 아미노산 전달체를 억제하고, 상황에 적응한 성장 중지를 유도한다.
연구진은 피토스핑고신과 유사한 화합물을 합성해서 적용함으로써 암세포가 성장과 분화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영양소를 차단해 종양을 억제하는 콘셉의 항암제를 개발했다. 옵시디보의 기술은 암세포에게 제공되는 영양소의 전달 경로를 포괄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암세포가 증식을 멈추고 결국에는 사멸되도록 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영양소와 종양세포의 성장 메커니즘은 전반적으로 모든 암세포에 적용되기 때문에 변이 발생 등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는데, 그 자신감의 근거로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OBT-893를 500여종의 암세포주에 적용했을 때 모두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옵시디보가 개발하고 있는 OBT-893은 수용성으로 경구 투여가 가능하며,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영양소 흡수를 차단하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없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회사 측은 OBT-893을 삼중 음성 유방암과 전립선암, 비소세포폐암에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