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간암세포의 증식과 에너지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Hongbing Wang 교수 연구팀은 RNAi(RNA interference) 기술을 이용해 해당 유전자를 억제한 뒤 관찰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에 게재했다.
Wang 교수는 타깃 암세포에게 제공되는 에너지원을 차단함으로써 사멸을 유도하는 치료적 접근에 초점을 맞춰, 간암세포가 증식할 때 필요한 에너지원을 전달하는 단백질에 대해 연구했다.
Wang 교수는 "간은 건강한 상태와 암 발생 상태 모두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기 중 하나다.우리는 간에서 많이 발현하는 SLC13A5가 에너지원인 구연산염을 세포 내로 운반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SLC13A5에 대해 진행된 연구는 최근까지 50여건 정도에 불과하며, 이 마저도 대부분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과 연관된 실험이었다.
연구진은 "SLC13A5는 나트륨과 구연산염을 동시에 전송하는 운반체로, 체내를 순환하던 구연산염이 세포 내로 침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는 SLC13A5가 간암세포의 에너지 항상성 유지와 증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인간 간암세포주인 HepG2, Huh7 세포에 RNAi 기술을 적용해 SLC13A5의 발현을 억제한 결과, 세포의 증식과 군집형성이 저하되고, 세포 주기의 정지가 발생했다. 또한 세포 주기에서 암 억제자(Tumor supressor) 역할을 하는 p21 단백질이 증가하고, 분열(mitosis)과 관련된 조절인자인 cyclin B1의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의 일원인 Zhihui Li 박사는 "SLC13A5의 유전자를 억제하자 암세포가 사멸되지는 않았지만, 성장과 분화가 눈에 띄게 느려 지고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으며 "SLC13A5로 인해 세포 바깥에서 세포 내로 제공되는 구연산염은 간암세포 생존과 증식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지방산을 합성하는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Wang교수는 SLC13A5를 발현하지 않는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SLC13A5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도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높은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암 종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