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미국 연구진이 역분화줄기세포를 통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역분화줄기세포가 손상된 망막의 세포를 대체함으로써 광수용체를 보호하는 기전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환자에게서 채취한 세포를 이용한 역분화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 기반의 줄기세포 치료법으로 노인성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을 치료할 가능성을 동물모델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했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시세포의 대부분이 모여있는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인 황반에 여러 원인의 변성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시야 왜곡 및 결손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말기에는 광범위한 조직손상으로 인해 망막색소상피 세포층(Retinal pigment epithelial cell layer; RPE cell layer)에 지도모양 위축(Geographic atrophy)이 관찰되며 RPE세포 사멸은 광 수용체의 사멸을 유도,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연구진은 iPSC를 통해 분화시킨 세포로 손상된 망막의 RPE 세포를 대체함으로써 광 수용체를 보호하는 치료법을 고안했다. 이들은 환자의 혈액세포를 채취해 iPSC로 전환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iPSC는 RPE 세포로 분화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일단 iPSC 유래 RPE세포는 생분해성 인공지지체에서 성장하고, 이후 패치 형태로 제작된 세포는 특수 설계된 도구를 통해 망막상피세포와 광 수용체 사이에 삽입된다.
연구진이 발표한 이번 논문에 따르면, 쥐와 돼지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iPCS 유래 RPE 세포 패치를 이식하고 10주 후 관찰한 결과 동물의 망막에 세포가 제대로 정착했음이 영상학적 기법을 통해 확인됐다.
또한 iPSC 유래 RPE 세포에서 RPE65 유전자가 발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이식된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RPE65는 광수용체 내 시각 색소 재생에 필요한 것으로 시력의 필수 요소다.
연구진이 진행한 동물실험은 iPSC 유래 줄기세포에 대한 실험 프로토콜을 확립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임상에 사용가능한 품질의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프로토콜이 탄생한 것이다.
연구진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악성 종양 형성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에 사용된 세포를 유전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 종양 형성과 관련된 어떠한 돌연변이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책임 연구자인 Kapil Bharti 교수는 “프로토콜을 준수하면 iPSC에서 유래된 이식 세포의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도치 않은 분화 결과가 최소화된다”며 “개인의 자가 혈액세포로 iPSC-RPE를 개발함으로써 이식 거부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무적인 전임상 결과와 GMP 프로토콜을 활용해 사람을 대상으로 지도모양 위축에 대한 iPSC 기반 줄기세포 치료법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1상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iPSC는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하게 만능분화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세포의 분화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체세포에 다양한 자극을 가함으로써 어느 세포로든지 간에 분화가 가능한 줄기세포로 만드는 것이다. 2006년 처음 일본의 야마나카 교수에 의해 소개된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노벨상을 수상한 iPCS는 세포치료제 시장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