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국내 신약개발기업 카이노스메드(kainos medicine)가 임상을 진행 중인 파키슨병치료제 후보물질이 해외 파킨슨병 연구자 커뮤니티에 소개됐다.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막는 기전의 카이노스메드 'KM-819'은 올해 하반기 임상 1상이 완료될 예정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캠브리지 대학 파킨슨병 연구자들이 활동하는 블로그(scienceofparkinsons.com)에 최근 'Something ‘new and fresh’ from Korea'라는 제목으로 카이노스메드 KM-819 관련 리뷰(review)가 게재됐다.
리뷰어는 카이노스메드의 'kainos'가 '새로운' '신선한'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며 파킨슨병 치료제도 '새롭고 신선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이노스메드의 KM-819는 FAF1(Fas Associated Factor 1)을 억제하는 기전의 파킨슨병 치료제다. FAF1은 ‘Fas 세포표면 사멸 수용체(Fas cell surface death receptor)’를 활성화하는 단백질로, FAF1이 Fas 세포표면 사멸 수용체와 결합해서 활성화가 이뤄지면 세포는 사멸 수순을 밟게 된다. CD95라고도 불리는 Fas 세포표면 사멸수용체는 세포자멸(apoptosis)의 개시자로 알려졌다.
블로그에 따르면 FAF1과 파킨슨병의 관계는 2008년 발표된 논문에서 언급이 된 바 있다. FAF1의 유전자는 1번 염색체의 'PARK10'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PARK은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때 파킨슨병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하는 부분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20여개의 PARK 중 PARK10은 고령에서 발생하는 파킨슨병과 관련된 변이가 일어나는 부분이다.
실제로 연구자들이 사망 후 뇌를 관찰했을 때, 정상인에 비해 파킨슨병 환자들의 뇌에서 FAF1의 발현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게다가 파킨슨병 세포실험 모델에서 FAF1이 증가하면 세포사멸 역시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다른 연구자들은 파킨슨병 동물모델에게 FAF1을 제거하는 유전자 교정 이후 모델의 행동학적 운동 문제와 도파민성 뇌세포 손실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FAF1이 파킨슨병의 치료 타깃으로 가치가 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세포사멸 지연 또는 억제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서 한 가지 결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포사멸의 경우에도 3가지 형태의 세포사멸 기전이 있다. 그 중 하나인 세포자멸을 억제했을 때, 괴사(necrosis)나 자가포식(Autophagy) 형태의 세포사를 통해 세포가 사멸할 가능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괴사는 세포 자멸로는 유발되지 않는 염증성 반응까지 동반되는 형태의 사멸로 더 많은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리뷰어(Reviewer)는 뇌는 아니지만 이미 간의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러한 보상 메커니즘으로 인한 상태 악화를 연구한 논문을 소개했다. 소개된 논문은 간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해 세포자멸을 억제했더니 그 대신 괴사유발인자의 활성과 괴사의 발생이 증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양괴사인자(TNF)는 세포자멸의 유도인자인 동시에 괴사 현상 발생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NF가 수용체(TNFR1)와 결합하게 되면 TRAF2,RIP 등의 단백질과 반응,하위기전인 JNK신호를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견해에 대해 정연태 카이노스메드 이사는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KM-819가 파킨슨병 모델에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전과 그 효과를 충분히 확인했다. KM-819는 세포자멸 신호기전인 Caspase 메커니즘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신호전달의 하위기전인 JNK를 억제함으로써 세포자멸과 괴사 두 가지 형태의 세포사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KM-819'는 현재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독성과 안전성, 생화학적 특성을 실험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카이노스메드는 1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상은 미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