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바이오인프라가 초음파를 이용해 표적으로의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는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을 개발했다. 특히 이 약물전달시스템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혈관-뇌장벽(BBB)통과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이오인프라는 16일 열린 ‘미래에셋대우 제4회 바이오투자포럼’에서 서종범 연세대 교수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약물전달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인지질 이중 구조의 나노소포 안에 초음파 반응을 유도하는 기포 형태의 가스와 전달하고자 하는 약물을 집어 넣는 구조다. 혈관을 통해 주입한 뒤 원하는 신체부분에 초음파를 전달하면 소포 내부의 가스가 초음파 에너지에 반응함으로써 소포가 파괴되고 약물이 분출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임상현장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영상 초음파 정도의 에너지만으로도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조정기 바이오인프라 전무는 “우리가 보유한 약물전달시스템을 이용하면 체액에 잘 녹아들지 않는 약물이나 혈액 내 효소에 의해 분해가 잘되는 유전자 치료제와 같은 물질도 원하는 치료부위까지 전달하는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인프라는 우선적으로 피부 약물전달을 위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보톡스, 히알루론 산과 같은 피부 도포만으로는 진피층 흡수가 되지 않아 주사제로 사용되는 약물들에 적용하면 바르는 것만으로도 주사제제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동물모델실험에서 150kDa의 큰 분자크기를 가진 보톡스에 바이오인프라의 기술을 접목시켰을 때, 진피층까지 흡수가 이뤄지는 결과를 얻었으며 연구자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주름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인프라의 약물전달기술이 가지는 잠재력은 혈관-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 전무는 "폐암 환자들이 사망하는 원인 중 가장 많은 경우가 뇌 전이로 인해서 발생하는데 사용되는 항암제가 혈관-뇌 장벽을 통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치료가 뇌로 전이된 종양을 치료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특허가 만료된 폐암치료제를 바이오인프라의 약물전달시스템에 접목 시켜 동물실험을 수행했을 때 혈관-뇌장벽을 통과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혈관-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바이오인프라의 약물전달시스템을 이용하면 뇌전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신속 승인을 통한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무는 “우리가 가진 표적 초음파 약물전달시스템을 신약 개발회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혁신적인 치료제가 개발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