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골수의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돼 나타나는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골수 생검을 해야한다. 하지만 골수 생검은 환자의 뼈(주로 골반뼈)에 큰 바늘을 삽입하고 1인치의 긴 골수 조각을 채취하는 것으로 매우 고통스럽고 가격도 비싸다.
MIT와 하버드의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연구원이자 종양학자인 젠스 로어(Jens Lohr)는 최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혈액만으로 다발성 골수종을 확인하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놨다.
젠스 로어와 동료 연구진 토드 고룹(Todd Golub), 메사추세츠 병원 암센터의 누퍼 라제(Noopur Raje)는 말초 혈액에서 분리한 단일 골수종 세포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는 방법을 창안했다.
이들은 혈액 샘플을 통해 골수 생검에서 얻는 정보와 동일한, 일부는 더 나은 유전적 정보를 얻었다. 일반적인 혈액 샘플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골수 생검이 불가능한 시기에서도 종양 세포에 대한 정보를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들은 24명의 진행형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에서 형질 세포의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단일 골수종 세포를 분리했다.
그리고 이 각각의 세포들의 유전자 염기서열에서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게서 자주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35개의 유전자 자리(site)에 대한 분석을 한 뒤 골수 생검을 통해 채취한 세포에서 얻은 유전자 정보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골수 생검을 통해 발견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똑같이 확인했으며 더 나아가 골수 생검에서는 불충분한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샘플에서도 발전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일부의 환자군에서는 골수에서 감지하지 못한 더 많은 돌연변이 암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검사의 민감도가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순환하는 혈액을 통한 진단이 한자리에서 채취하는 골수 생검보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의 전신적 종양 위치를 확인하는데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혈액 생검은 종양의 비균질성으로 인한 검사 결과의 오차를 줄이는데 강점을 가진다.
새로운 암 생검은 혈액에 매우 적은 양의 암세포를 가진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단세포 면역글로불린 이상증(MGUS)은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전구 질환으로 알려졌는데 매년 1%의 환자만이 암이 발병한다.
이러한 이유로 MGUS 환자는 대부분 혈액에서 역치 이상의 특정 단백질 마커가 생길 때까지 골수 생검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점이 되면 암은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검사 방법은 이러한 MGUS환자들의 잠복된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의 1차 치료는 화학적 항암치료인데 가장 큰 문제점은 약에 내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화학적 항암치료 중인 환자의 혈액을 통한 생검은 내성 여부를 알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성 환자가 가진 세포의 유전정보를 분석해서 정보를 축적하는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환자에게 화학적 항암치료를 처방하는데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젠스 로어는 “아직까지 골수 생검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진단적 표지 마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제한이 있지만 혈액 생검은 이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내성에 대한 미스터리를 밝히는 데 아주 중요한 생물학적 도구가 될 것이다” 고 전했다.
https://www.broadinstitute.org/news/blood-biopsy-offers-new-view-tumor-evolution-multiple-myel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