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핀란드 UTU(university of Turku) 연구진이 암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밝혀냈다.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가 가지는 유방암, 췌장암의 암 세포 전이 억제 가능성을 세포 실험(In vitro)을 통해 확인했다.
박사 후 연구원 길라움 자크멧(Guillaume Jacquemet)과 교수 조안나 이바스카(Johanna Ivaska)는 기존에 사용되는 승인 약물들의 스크리닝을 통해 칼슘 채널 차단제가 암 세포의 전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칼슘 채널 차단제는 고혈압 치료제로 주로 사용됐으나 그들의 암 세포 전이 억제의 가능성에 대한 이전의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았다.
암 세포의 전이를 막는 것은 항암제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하지만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한 값비싼 과정이다. 따라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약물의 새로운 타깃을 찾는 것, 일명 신약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은 항암제 치료제의 범위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된다.
조안나 교수는 “항 고혈압 제제가 유방암과 췌장암의 전이를 막는 잠재성을 가진 치료제라는 것을 밝힌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이 약들의 타깃은 암 세포가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도 이 약들이 공격적인 암 종류의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UTU 연구팀은 수 년간 암세포가 어떻게 이동하며 주변의 조직을 침해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공격적으로 전이되는 암 세포들은 Myosin-10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발현하며 이 단백질이 암 세포의 이동성을 만든다는 것을 밝혀냈다.
자크멧 연구원은 “Myosin-10 단백질이 발현하는 암은 필로포디아(filopodia)라고 하는 특정 세포 구조물이 많이 존재한다. 필로포디아는 암세포가 그들의 환경을 감지하고 마치 거미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끈적한 손가락과 같은 구조물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칼슘 채널 차단제가 필로포디아의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암 세포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결과는 암 전이를 막는 효과적인 치료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조안나 교수팀과 협업 연구진들은 동물 전임상 모델과 환자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서 칼슘 채널 차단제가 유방암과 췌장암의 암세포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세포 실험 결과는 이달 초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게재됐다.
참고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6-12/uot-chb121616.php
http://www.nature.com/articles/ncomms13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