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치료제 중 하나로 면역세포의 PD-1 수용체와 결합해 '면역관문'을 억제함으로써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러한 면역관문억제 항암제들은 이미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흑색종과 폐암에의 적용을 승인을 받았고 그 외의 적응증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면역관문억제제들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때문에 해당 약제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에모리 백신센터(Emory vaccine center)와 윈십 암 연구소(Winship cancer institute)의 연구원들은 PD-1의 억제를 통해 면역체계의 브레이크를 제거하더라도, 종양특이적 T세포들이 개체를 늘리고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연료'가 필요하며 그 연료는 CD28 분자를 통한 동시자극(Co-stimulation)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에모리백신연구진은 CD28이 유전적으로 결여된 마우스와 CD28과 작용하는 상호자극분자 B7을 억제하는 항체를 나타내는 마우스에서 PD-1억제제에 반응한 T세포의 증식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사실이 실제 면역항암치료에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윈십 암 연구소와 공동 연구팀을 꾸리고 PD-1억제제 치료를 받은 폐암환자의 샘플을 분석했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 반응을 모니터링한 결과, PD-1억제제 이후 증식된 CD8 T세포의 대부분이 CD28을 발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에모리백신연구소의 라피 아메드(Rafi Ahmed)박사는 "이제까지의 연구들은 PD-1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동시자극분자는 주목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우리는 PD-1억제를 통해 활성화된 T세포가 증식,분화하기 위해서는 CD28을 통한 동시자극신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이러한 사실이 성공적인 면역치료에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후속 연구를 통해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할 환자를 선별하는데 CD28이 예측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병용요법 개발의 포석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CD28이 PD-1억제로 활성화된 T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중요 역할을 한다는 이 연구결과는 지난 9일 해외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