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미국 바이오텍 알제온(Alzheon)은 23일(현지시간) 최근 임상 3상에 실패한 알츠하이머 치료제(AZ) 후보물질 ALZ-801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임상 3상 결과 분석을 통해 환자에 효과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를 찾은 것으로 것으로 회사측은 임상 3상 재도전을 시사했다.
알제온은 4년 전 캐나다의 벨루스 헬스/뉴로켐(Bellus healt/neurochem)의 트라미프로세이트(Tramiprosate) 프로드럭(prodrug)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트라미프로세이트는 베타-아밀로이드의 단량체가 중합체로 응집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항아밀로이드 물질이다. 프로드럭이란 약물 자체는 효력이 없지만 체내에 흡수되면 대사에 의해 약효를 갖는 화합물을 말한다.
알제온은 임상3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후보물질이 ApoE4의 동형 유전자(homozygotes)를 가진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더 적합한 치료제로 기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ApoE는 지질운반단백질인 apolipoprotein E를 합성하는 유전자로, apolipoprotein E는 지방에 지질단백질 형태로 결합해 체내의 이동을 담당한다. 뇌에서는 신경세포에 콜레스테롤을 전달함으로써 정상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
ApoE는 ε2, ε3, ε4 세 가지 형태가 존재하는데 그 중 ApoE4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병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65%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1개(1 copy)의 ApoE4 유전자가 존재 하고, 두 개 존재하는 환자도 15%에 달했다. 또한 ApoE4 유전자가 2개 존재하는 사람은 해당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동양인의 경우에는 ApoE4 유전자를 나타내는 인구의 비율이 적지만 만약 ApoE4 유전자가 존재할 경우에는 서양인과 비교해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율이 5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동양인 특유의 유전자 표현형 때문으로 알려졌다.
알제온은 트라미프로세이트의 임상 3상 결과를 분석했을 때 2000여명 이상의 대상자 중 ApoE4의 동형유전자를 가진 13~15%의 환자에게서 더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MMSE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점수가 22점 이상인 초기 단계의 질환 대상자들의 인지와 기능이 중등도의 대상자들보다 크게 개선된 결과를 얻었다.
알제온의 의료 총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인 수잔 아부샤크라(Susan Abushakra)는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ALZ-801의 임상 3상을 재계획하고 있으며 주요 임상들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