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신규 유전자가위로 DNA 뿐만 아니라, RNA까지 편집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겨냥할 수 없었던 근육긴장성장애(Myotonic dystrophy), 헌팅턴병, 루게릭병(ALS)까지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들은 모두 '미소부수체 반복확장질환(microsatellite repeat expansion diseases)'에 속한다.
미국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의대 연구팀은 RNA를 편집하는 새로운 유전자가위인 'RNA-targeting Cas9(RCas9)'을 고안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기존의 CRISPR시스템에서 Cas9가 가이드 RNA를 통해 DNA를 포착해 편집한다면, RCas9은 DNA가 아닌 RNA를 겨냥한다. RCas9로 미소부수체 반복서열을 만드는 독성 RNA서열을 제거한다는 전략이다. 미소부수체 반복확장질환에서 과도한 RNA 반복서열이 세포 안에서 뭉치면서(RNA foci), 단백질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RCas9이 근육긴장성장애 유형1, 2와 루게릭병(C9-ALS), 헌팅턴병과 연관된 RNA 뭉침을 95% 이상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 추가적으로 근육긴장성장애 환자에서 얻은 근육세포에서 반복 RNA의 95%를 제거했다.
근육긴장성장애 유형 1환자 근육세포의 세포핵(파란색)에서 RCas9으로 문제가 되는 RNA 반복서열(붉은색)을 제거했다. 그 결과 환자세포에서 파괴됐던 RNA결합단백질인 MBNL1(초록색)이 다시 회복됐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David Nelles 연구원은 "이제까지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는 질환에서 RCas9이 새로운 치료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치료제가 없는 20개 이상의 질환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한다. RCas9 시스템은 AAV(adeno-associated virus) 벡터를 통해 전달된다. 이를 위해 RNA 편집에 필요하지 않는 부분을 절단해 Cas9의 크기를 줄였다. Yeo 교수는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 바이러스 운반체가 인간에 면역작용을 일으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eo 교수는 RCas9을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로카나(Locana)라는 바이오텍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