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아일랜드 연구진이 설치동물 모델에서 장내미생물과 특정 뇌영역 microRNA 발현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불안장애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장내미생물이 소화관계 질병을 넘어 정신과적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미생물과 뇌 간의 연결고리에 대한 궁금증이 일부 해결된 것이다.
코크 대학(University College Cork) APC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알란 호반(Alan E. Hoban)박사와 제라르 클라크(Gerard Clarke) 박사의 연구진은 정상 쥐와 장내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무균(germ-free) 쥐의 microRNA를 차세대 유전분석을 통해 비교했을 때 소뇌 편도체에서 103개의 miRNA, 전전두엽 피질에서 31개의 miRNA가 발현이 바뀐 현상을 관찰했다고 28일 밝혔다. 편도체(Amygdala)와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은 불안, 우울과 관련된 뇌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무균 쥐가 장내미생물을 축적하게 되면 같은 뇌 영역에서의 miRNA 발현이 부분적으로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많은 수의 miRNA는 여전히 변화된 상태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실은 장내미생물이 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건강한 성인 쥐에게 항생제-칵테일을 적용해 장내미생물을 제거한 경우에도 전전두엽과 편도체에서 miRNA 발현 양상이 비슷하게 변하는 것 역시 관찰했다. 이를 통해 살아가면서 겪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뇌 관련 불안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클라크 박사와 동료들은 이번 연구가 전전두엽 피질과 편도체의 miRNA 발현과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한 첫번째 연구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클라크 박사는 “아직까지 장내 미생물이 뇌의 miRNA 발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고 미생물과 miRNA, 불안 행동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신과적 질환 치료에 적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Microbial regulation of MicroRNA expression in the Amygdala and Prefrontal cortex' 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