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수정란 이후, 4(2일)→8세포기(3일) 단계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금까지 줄기세포 치료제로 이용된 세포주는 보통 5일 단계의 100여개 세포로 구성된 배반포(blastocysts)에서 분리된다.
'잠재력이 확대된 줄기세포(EPSC, Expanded Potential Stem Cells)'로 명명된 이 세포는 웰컴 트러스트 생어연구소(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 페라오 리우(Perao Liu) 연구팀이 구축한 것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 12일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이제까지는 초기단계의 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그러면 이들 EPSC는 치료제에 적용될 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첫째 다양한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잠재력이 극대화 된다. 4, 8세포기의 배아줄기세포는 어떤 타입의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가능성(totipotent)을 가지는 반면 기존에 채취하던 배반포는 다능성(pluripotent)을 가진다. 이미 세포의 일부가 분화한 상태로 줄기세포 치료제로 이용할 수 있는 세포종류가 한정되기 때문이다. 해당 배양기술로 쥐에서 영양아층(trophoblast) 및 일부 내배엽세포의 줄기세포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리우 박사는 "초기 단계의 세포는 마치 백지장과 같다. 이론적으로 가장 큰 분화 가능성을 지닌다"며 "쥐에서 안정적인 배양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둘째 이들의 전지전능한 세포를 많은 수로 배양가능하다. 때문에 인간의 배아줄기세포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면 치료제로의 연구개발 가능성을 확장해준다. 또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도 해당 개념이 적용될 경우 배아줄기세포를 치료제로 이용하는데 윤리적 이슈가 적어질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줄기세포를 치료제로 개발하는데 배아줄기세포 보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가 선호됐던 이유다.
연구팀은 핵심 발달에 관여하는 핵심 신호경로를 차단하는 조건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했다. EPSC가 배양된 이후에도 전능성이 유지되는 것이 전사체, 후성유전학체 수준에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또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조건에서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재프로그램, 이 세포들로부터 EPSC를 만들었다. 발달 초기의 세포로 시간을 되돌린 것이다.
공동저자인 Hiro Nakauchi 교수는 "이 연구는 줄기세포로 인간재생 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