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내성표적 항암제 ‘포지오티닙’이 성공적인 폐암치료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스펙트럼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비소세포폐암(EGFR Exon20)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포지오티닙(Poziotinib)의 미국 임상2상 중간결과를 18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 11명 중 8명인 73%에서 포지오티닙의 객관적 반응률(ORR) 및 부분 반응률(PR)을 보였다.
이번 임상시험을 진행한 엠디앰더슨 암센터의 존 헤이마크(John Heymach) 교수는 “포지오티닙 임상결과는 놀라웠다(These data are remarkable)”며 “매우 고무적인 사실은 포지오티닙을 하루 16mg 투여한 환자 11명에서 모두 종양 크기가 감소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흥미롭게도 중추신경계 전이 및 연수막(뇌척수액) 질병 환자에서도 포지오티닙 활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pan-HER2 항암제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의 연구 과정에서 유전자 엑손(exon) 20에 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 종양모델에 획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잠재력을 발견하고 폐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엑손은 유전자의 염기 배열 중 단백질 합성 정보를 가진 부분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0% 가량에서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이를 표적해 치료하는 의약품은 없다.
일반적으로 EGFR 엑손 20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기존 EGFR 저해제의 효능을 발휘하기 어렵지만 포지오티닙은 작은 크기와 유연성 등의 독특한 구조적 특징을 가져 입체장애(steric hindrance)를 극복해 EGFR 엑손 20 변이에서도 효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는게 존 헤이마크 교수의 설명이다.
이날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의 전임상 결과도 소개했는데, 포지오티닙은 GEM모델(유전적 조작된 엑손20 변이 마우스모델), PDX모델(환자유래 이종이식 모델)에서 기존 EGFR-TKI 치료제에 비해 우수한 항암효과를 보였다.
EGFR-TKI 계열 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100배, 아파티닙 보다 40배 강력한 효력을 나타냈으며, GEM 모델에서 포지오티닙은 85% 이상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더욱이 포지오티닙은 EGFR T790M 변이와 비교시 엑손 20 변이에 대해 효능이 65배 더 우수했다. 포지오티닙이 EGFR 엑손20 변이를 표적하는 항암제로 기대되는 이유가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Rajesh C. Shrotriya 스펙트럼 대표는 “조만간 포지오티닙과 관련해 FDA와 논의할 계획이다. 글로벌 임상개발 및 규제 관련 서류 작성을 위해 전반적인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번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를 통해 난치성 폐암치료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획기적 전기가 마련됐고, 이 결과를 토대로 빠른 상용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