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당뇨병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기억상실과 뇌의 퇴행을 현저하게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알츠하이머병 및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신약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영국 랭카스터 대학(Lancaster University) 연구팀은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삼중 수용체(triple receptor) 약물을 투여하자 알츠하이머병 징후를 나타내는 유전자 변형 마우스 모델(APP/PS1 마우스)에서 학습 및 기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1일 Brain Research 저널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연구에 사용된 약물은 삼중 수용체(triple receptor) 작용제로 세포성장 및 분열을 촉진하는 당뇨병 관련 성장인자인 GLP-1, GIP, 글루카곤과 동시에 결합해 활성화시킨다. 연구진은 이 삼중 작용제를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 2개월 동안 1일 1회(10nmol/kg) 투여하자 학습과 기억형성을 확인하기 위한 미로 시험(maze test)에서 행동이 개선된 것을 관찰했다.
이번연구에서 신경세포 기능을 보호하는 핵심인자인 BDNF(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발현을 향상시켰으며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양이 감소하는 것도 확인했다. 또한 신경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신경세포의 손실(loss) 속도를 늦추는 것이 관찰됐다. 삼중 작용제 당뇨병 약물로 마우스의 뇌 신경세포의 성장 장애를 예방하고 심지어 신경세포 손상을 회복시키는 것을 관찰한 것은 최초다.
이전에 GLP-1 계열 당뇨병 약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시도된 적이 있다.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는 GLP-1 작용제인 빅토자(Victoza, liraglutide)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진행한 임상결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의 감소를 확인했지만 위약 대비 환자 간에 인지 능력에는 차이가 없었다.
Christian Holsche 랭카스터 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2형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삼중 수용체 작용제는 일관되게 신경보호 효과를 나타냈다”면서 “우리의 삼중 작용제 약물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리라글루사이드 보다 우수한지 평가하기 위해 용량-반응 테스트를 직접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팹트론이 GLP-1 계열의 당뇨병치료제로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은 영국 UCL(The university of college London) 연구팀이 주도하는 파킨슨병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하는 임상3상 시험을 위해 1주형 엑세나타이드인 ‘PT302‘의 임상시료를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