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나는 헬스케어산업이 이전보다 빠른속도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여러차례 말해왔다. 지난 10년, 20년간의 숨막힐 정도의 빠른 혁신속도를 생각하면 앞으로 더 놀라운 일이 우리앞에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이자 세계 2위 갑부인 빌 게이츠(Bill Gates)가 이같이 말하며 올해 JP모건 바이오헬스컨퍼런스의 시작을 알렸다. 게이츠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6회 JP모건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로 대규모 행사의 시작을 장식했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종사하는 수천명의 최고경영자, 투자자,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빌 게이츠는 이번 연설을 통해 '함께,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공중보건(public health) 문제의 해결에는 민간영역의 도움이 필요하며 그 영향과 이익이 상호배타적이지 않다"며 "민간기업이 공중보건(public health) 분야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게이츠는 "현재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과학적 발견을 상업적으로 성공 가능한 제품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 경험, 능력을 갖고 있다"며 "솔직히 말해 민간부문은 세계보건의 문제를 여는 돌파구를 마련함으로써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동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로 게이츠는 "올해 주로 저개발 국가에서 5살 미만의 어린이가 500만명 사망하게 된다"며 "또 수억명의 사람들이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면역요법(immunotherapy), 유전자치료제 등 기술의 진보가 개발도상국 등에서 발생하는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멜린다 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B&MGF)은 지난 5년간 전세계 보건산업에 120억 달러(약 12조8200억 원)를 투자했다. 2009년부터 60여개의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 회사에 최대 18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그는 "HIV, 말라리아, 결핵퇴치를 재단의 목표로 삼고 유아사망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최근 알츠하이머병 퇴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알츠하이머 병을 치료하고자 개인돈 1억 달러(112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산업계와 정부가 알츠하이머 병을 치료하기 위해 조성한 벤처캐피탈 펀드인 'Dementia Discovery Fund(DDF)'와 알츠하이머 병 치료제를 연구하는 스타트업 벤처에 각각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JP모건에서 주목해야 될 회사는?...국내 기업 5군데 발표
올해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치료제의 접근법을 넘어, 새로운 영역의 신약개발에서 지난해 우수한 성적을 낸 회사들이 대거 출동했다는 것이다. 2건의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치료제가 최초로 승인받은 데 이어, 다음 주자로 꼽히는 주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 셀레틱스(Celletics),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 등이 발표한다.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지난해 최초의 희귀성유전자 치료제를 승인받은 스파크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포함해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Editas Medicine 등이 발표에 나선다. 최근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mRNA 신약개발 회사의 참여도 이어진다. 아이오니스(Ionis), 앨라일람테라퓨틱스(Alnylam pharmcueitcals), 모더나(Moderna), BioNTech, CureVac 등이 각각의 성과를 가지고 주제발표를 진행한다.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스타 기업도 참여한다. 로이반트(Roivant)의 Vivek Ramaswamy 대표가 발표에 나서며, 지난해 미국에서 최대규모의 바이오텍 IPO를 기록한 디날리도 참여했다. CNS 전문기업으로 룬드벡(Lundbeck), 엑소반트(Axovant), 세이지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 등도 참여한다. 안타까운 소식으로 엑소반트는 지난 8일 루이소체 치매(lewy body dementia)의 임상2b상에서 리드 화합물인 'intepirdine'가 치매증상을 개선하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같은 치료제로 알츠하이머 임상실패를 알린지 불과 몇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결과였다.
면역항암제(immuno-oncology) 기업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뜨겁다.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IDO 억제제를 개발하는 Incyte, NewLink Genetics, CSF1R 항체를 FivePrime 이외 Aduro Biotech, Nektar Therapeutics 등이 참여해 발표한다.
국내기업으로는 셀트리온의 김형기 대표, SK바이오팜의 조정우 대표, 한미약품의 권세창 대표, LG화학의 손지웅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대표가 오는 10일 발표에 나설 예정(시간순)이다. 이외 ABL바이오,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일동제약, 이뮨온시아, 이수앱지스, 코오롱생명과학, 마이지놈박스, 노브메타파마, 폴루스, 삼양바이오팜, 파멥신, 툴젠, 환인제약, 유한양행 등이 이번 컨퍼런스 및 파트너링행사 등에 초청받아 참석, 국내 바이오제약 회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