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올해 국내 첫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뷰노와 루닛은 공통점이 있다. 민간주도형 창업지원프로그램인 팁스(TIPS) 출신이라는 점이다. 두 회사는 2014년 나란히 팁스 운용기관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투자유치 및 인큐베이팅을 받아 약 5년만에 제품 허가라는 성과를 냈다.
뷰노와 루닛처럼 국내 민간주도형 창업지원프로그램인 팁스(TIPS) 출신 바이오·의료기업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제도 도입이후 6년만에 성과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으로 투자 뿐 아니라 IPO 시장에서도 돋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팁스 출신 첫 IPO 기업 탄생이 임박했다. 2015년 나란히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티앤알바이오팹(운용기관 : 엔텔스)과 이오플로우(액트너랩)가 그 주인공이다. 팁스 기업들이 투자유치나 제품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적지 않지만 코스피 혹은 코스닥 상장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생분해성 의료기기, 조직/장기 바이오 프린팅을 위한 바이오 잉크, 체외 시험을 위한 오가노이드(Organoid), 3D 프린팅 세포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티앤알바이오팹은 올해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인슐린 펌프'를 넘어 '인공췌장' 개발에 도전하는 이오플로우 역시 지난 5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했으며 이르면 이달 혹은 다음달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유력하다. 이오플로우는 최근 150억원의 투자 유치도 성공했다.
앞서 소개한 뷰노와 루닛은 국내 AI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뷰노는 지난 5월 AI로 뼈 나이를 판독해 성조숙증이나 저성장 진단을 돕는 뷰노의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본에이지(VUNOmed-BoneAge)'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기반의 의료정보분석시스템(의료기기)으로는 최초였다.
루닛은 지난 17일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단순촬영(X-ray)으로 촬영한 환자의 흉부 영상을 입력·분석해 폐 결절이 의심되는 부위의 정도를 색깔 등으로 표시하면 의사가 폐결절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이다.
팁스 선정 바이오텍의 투자 유치도 활발하다.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자체 파악한 올해 팁스 바이오기업들의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뉴라클사이언스(100억원, 카이트창업재단), 인핏앤컴퍼니(35억원, 액트너랩), 엠디뮨(42억원,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지놈앤컴퍼니(130억원, 벤처스퀘어), 토모큐브(50억원,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오플로우(150억원, 액트너랩), 루닛(160억원, 케이큐브벤처스), 엘베이스(40억원, 액트너랩), 파로스IBT(75억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지플러스생명과학(140억원, 액트너랩), 더웨이브톡(30억원,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이다. 이외에도 투자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도 적지 않다.
팁스는 이스라엘식 인큐베이팅을 모델로 한 민간주도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팁스 운용사가 먼저 투자한 스타트업 중 심사를 거쳐 창업팀을 선발해 연구개발(R&D) 비용 등 최대 10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팁스에 선정되면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 것 뿐 아니라 운용사의 체계적인 인큐베이팅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창업 바이오텍 중 팁스 프로그램 지원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그만큼 팁스의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