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MSD(미국 머크)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동투자로 개발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의 상업화를 포기했다. 유럽 및 미국(잠정) 허가까지 받았지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환경과 생산원가 등을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 MSD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개발비와 보상금으로 약 1760억원을 반환키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MSD가 2014년 체결한 인슐린 제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및 상업화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사노피아벤티스의 당뇨치료제 란투스(성분명 인슐린글라진)의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lusduna)' 개발에 관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MSD와 공동투자형식으로 루수두나 개발에 참여했으며 매출에 따라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을 계획이었다. 루수두나는 2017년 1월 유럽의약품청(EMA) 시판 허가,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잠정 허가까지 받았지만 MSD는 제품 출시를 미뤄왔다.
결국 MSD는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시장 환경, 생산 원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개발 및 상업화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란투스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베링거인겔하임, 일라이릴리 공동개발)가 저가로 출시되면서 란투스 시장 가격이 급락했으며 후속 개량제품이 출시되는 등의 시장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MSD는 결국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제품 개발 및 상업화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대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미 분담한 개발비 등을 포함한 보상금 1755억 3800만원(1억 5500만 달러, 비유동자산 1032억 5000만원, 보상금액 722억 9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양사간 협의를 거쳐 MSD의 제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루수두나는 제품 허가를 받고도 시장에 나오지 못한 비운의 제품으로 역사속에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