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젠이 지난해 '스핀라자(SPINRAZA)'의 비약적인 매출 신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스핀라자는 출시 2년만에 연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로 자리잡았다. 희귀의약품 개발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9일(현지시간) 바이오젠 실적발표에 따르면 스핀라자는 2018년 17억2400만달러 매출(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8억8400만달러에서 두배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6억5700만달러에서 8억5400만달러로 30% 가까이 매출이 늘었고 미국 외 지역에서는 2억2670만달러에서 8억7020만달러 280%가량 상승했다. 출시 2년차인 스핀라자가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젠 관계자는 "스핀라자가 40개국 이상에서 매출이 나오면서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스핀라자의 성장은 바이오젠의 전체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바이오젠의 의약품 매출은 108억8680만달러로 전년 103억5470만달러에서 소폭 상승했는데 TECFIDERA, Interferon 등 바이오젠 주력제품 매출 증가세가 미미한 상황에서 스핀라자가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자칫 스핀라자가 없었다면 바이오젠은 역성장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전체 의약품 매출에서 스핀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8%에 달했다.
바이오젠과 아이오니스가 공동개발한 스핀라자는 2016년 연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다음해 1분기 출시됐다. 출시 분기에서 4740만달러, 2분기 2억29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등 비약적 성장세가 이어졌다.
스핀라자의 매출 증가세는 초희귀병치료제(Ultra-orphan drug)인 척수성 근위축증의 유일한 치료제라는 희소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회 주사에 12만 5000달러(첫해 6회 투여)로 초고가임에도 매출이 발생하는 이유다.
미국에서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는 9000명으로 추산되며, 유럽은 1만명 그리고 일본에 1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핀라자는 임상 시험 결과 40%의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