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이탈리아 잠본(Zambon)이 흡입형 약물 전달 플랫폼을 개발하는 독일 브레스 테라퓨틱스(Breath Therapeutics)를 5억유로(약 5억5870만달러)에 인수했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이번 인수 계약에는 브레스 테라퓨틱스가 잠본에게 받게 될 1억4000만유로의 선지급금, 3억6000만유로의 허가 및 판매 마일스톤이 포함됐다.
지난 2017년 46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했던 브레스 테라퓨틱스는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bronchiolitis obliterans syndrome, BOS) 치료제 'L-CsA-i(liposomal cyclosporine A for inhalation)'를 사용한 2건의 임상3상(BOSTON-1[NCT03657342], BOSTON-2[NCT03656926])을 지난 3월 시작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전세계에 최소 3만명의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 환자가 있다.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은 하기도의 세기관지 손상으로 기도가 좁아지거나 폐쇄돼 호흡이 불가능해지는 질환이다.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은 비특이적 염증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감염, 독성물질 흡입,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 세기관지 손상 부위에 섬유조직이 형성되며 발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장기, 골수 이식 이후 면역반응으로 인한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도 발생하고 있다.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은 병의 경과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비가역적인 폐기능 저하를 유발하기에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효능이 입증된 치료제가 없어 산소공급, 항생제, 기관지 확장제, 스테로이드 항염제 등 보존적 치료법만을 사용하고 있다.
브레스 테라퓨틱스는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s, CNIs)로 작용해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시클로스포린 A(cyclosporine A)으로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시클로스포린 A는 효능과 안정성이 입증돼 세계보건기구(WHO)으로부터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과도한 양의 시클로스포린 A를 전신에 투여하면 신독성(nephrotoxicity)이 유발되기에, 세기관지에 작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을 주입하지 못한다.
브레스 테라퓨틱스는 세포의 인지질막 구조를 쉽게 통과할 수 있는 리포좀으로 시클로스포린 A의 에어로졸 형태인 L-CsA-i를 만들었다. 신독성을 일으키지 않을 적은 양의 L-CsA-i을 파리 파마(PARI pharma)의 'eFlow' 의료용 분무기로 폐색성 세기관지염 증후군 환자의 폐에 직접 투여해 해당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
잠본은 2021년에는 L-CsA-i 임상3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기구(EMA)의 승인을 거쳐 2023년까지 상업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