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이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선다.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협력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은 18일 희귀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각각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에 강점을 가진 두 제약사가 함께 신약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우선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뇌 증상에 대한 효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희귀 유전성 질환으로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킨다. 국내 환자 수는 70명, 전 세계 환자 수는 6500명에 불과한 질환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양사간 협력 범위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로,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키로 해 협력의 범위가 확장될 가능성도 열어놨다.
국내 바이오제약산업 측면에서 두 회사의 협력은 제약사-바이오벤처를 넘어 제약사와 제약사간의 협력이라는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상황을 봐도 극히 드물던 거대 다국적제약사끼리의 공동 연구개발 사례가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더 좋은 약 개발을 위해서는 협력 대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의 희귀의약품 개발 성공 이력과 유한양행의 신물질 합성 기술력이 합쳐져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충분한 점도 이번 합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설명이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양사가 각기 다른 연구개발 특색을 지니고 있어 상호 보완 작용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양사의 이번 협력이 연구 개발 분야의 진일보는 물론 '누구나 건강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제약 본업의 뜻이 함께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