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GSK가 미국 뉴욕대학 랑곤 건강센터(NYU Langone Health) 연구진과 개발 중인 RIP1(Receptor-interacting serine/threonine protein kinase 1) 저해제 ‘GSK547’이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와 병용할 때 치명적인 형태의 췌장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2일 저널 ‘Cancer Cell‘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췌장 관세포암(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PDA)은 가장 흔한 유형의 췌장암으로 매년 5만 명 이상의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르게 한다. 현재 치료 선택권은 거의 없으며 통증 완화, 수술 및 방사선 요법에 초점을 두어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GSK 연구진과 뉴욕의대 및 뉴욕대학 랑곤 펄뮤터 암센터(NYU Langone’s Perlmutter Cancer Center) 연구진은 췌장 관세포암이 면역관용(Immune tolerance) 및 면역치료제 저항성을 보이는 특징에 주목해 췌장 관세포암에 있는 종양 관련 대식세포(Tumor-associated macrophages, TAMs)의 RIP1 상향조절(Upregulation)을 관찰했다.
RIP1은 종양 주변의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를 조절하는데, 암세포의 신호에 의해 대식세포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도록 ’결정’하는 역할도 한다. RIP1이 췌장암 종양미세환경에서 대식세포의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한 연구진은 RIP1을 타깃해 이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데 높은 특이성을 갖는 RIP1 저해제 ‘GSK547’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면역 시스템을 피하는 암세포를 막기 위해 면역관문 억제제인 ‘PD-1 저해제’와 면역시스템의 T세포가 암세포를 식별하고 공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돕는 ’ICOS(inducible T cell co-stimulator) 활성제‘를 GSK547과 병용해 효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세포 및 동물모델 수준에서 RIP1을 저해하는 것이 국소면역 억제를 되돌리고 면역관문 억제제와 공동 자극 수용체 기반 면역치료제(co-stimulatory receptor based immunotherapy)의 효능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RIP1을 저해하는 GSK547을 처리한 인간 췌장암 세포에서 킬러 T세포는 2배 활성화되고, 면역계를 억제하는 유형의 T세포는 5배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한, 면역관문 억제제만 투여한 마우스는 25일간 살아남은 반면, GSK547과 면역관문 억제제를 병용 투여한 마우스는 생존기간이 50일 연장된 것을 확인했다.
뉴욕대학 랑곤 건강센터 및 펄뮤터 암센터의 조지 밀러(George Miller) 박사와 H. 레옹 패처(H. Leon Pachter) 교수는 “이번 결과는 기존 치료법을 강력하게 보완하는 방법으로 췌장 관세포암의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데 잠재적인 효과를 뒷받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대학 랑곤센터의 외과학 부교수이기도 한 밀러 박사는 “킬러 T세포 수를 증진시키기 위해 면역 시스템을 활용한 이전의 시도들은 암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세포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임상에서 성공적으로 증명되면 말기 질환 환자들에게 유망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상 1상은 인체내 안전성 테스트를 위해 GSK095라는 신약 후보물질로 11월 중에 진입할 계획이다. GSK095는 2주에 1회 복용하는 알약으로 처방되며, 임상 1상은 RIP1 저해제인 ’GSK095 단일요법 환자군‘과 면역관문 억제제인 ’키트루다(성분명: pembrolizumab)와 함께 복용하는 병용요법 환자군‘으로 나누어 평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