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8개 스타트업이 새로운 전략과 비전으로 투자자 앞에 섰다. 7개월간의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마친 디플리·모어이즈모어를 비롯해 밸류앤드트러스트 보비씨엔이 와인 플라워메디칼 페로카 프로큐라티오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액셀러레이터 액트너랩은 22일 서울 강남구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강남호텔홀에서 '2018 글로벌 액션 파트너스 데모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K-Global 액셀러레이터 육성사업'의 수행기관인 액트너랩이 8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8개 기업은 지난 7개월간 국내외에서 성공적인 성장을 위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동북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샌라몬에서 진행된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인 'e2i program'에 참여해 2주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정보를 습득했다.
이들은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엔젤투자자 등이 대거 참여한 이날 데모데이에서 각 7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 연구개발 상황, 투자유치 계획 등을 소개했다.
먼저 보비씨엔이는 활성산소 중 인체에 가장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수산기라디칼을 중화시키는 수소흡장 칼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일본에서 개발한 고가의 산호칼슘 기반의 수소흡장 칼슘을 대체할 새로운 합성방법을 개발했다. 수소흡장 칼슘을 저렴하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보비씨엔이는 임상시험 등을 거쳐 개별인증을 받아 건강기능식품 시장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인영용 연구소장(CTO)은 "수소흡장칼슘을 통해 수소를 먹게되면 활성산소 중 유해한 수산기 라디칼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면서 "대량 생산 장비 생산, 효과검증용 임상시험, 마케팅 등을 위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밸류앤드트러스는 사용자 친화적인 척추측만증 보조기 스파인나믹(spinamic)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기존 경성 소재 대신 패브릭을 이용해 압박력뿐 아니라 편안함, 청결함도 제공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착용시간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교정도 가능하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10월 론칭했다. 김달호 이사는 "현재 미국과 일본 유통사와 계약 체결 논의 중"이라면서 "스파인나믹을 업그레이드한 제품도 준비 중으로 토탈 스파인 업체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플리는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로 소리를 분석한다. 첫번째 제품은 영아의 울음 소리를 분석해 상태를 측정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이수지 대표는 "머신러닝 딥러닝으로 아기 울음을 분석하면 95~98% 이상으로 아기 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100만개를 정보를 모아 아기 소리를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디플리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스피커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 결합해 시장에 확산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아기 울음소리만을 보는 기업은 아니다"면서 "음향 분석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로카는 물리학자들이 만든 바이오벤처다. 페로카는 맞춤형 주입이 가능한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금형·인장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적층방식의 마이크로니들로 통증은 줄이고 천공은 쉬워진다. 마이크로니들 패치 부착시간 역시 기존 제품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인덕 페로카 대표는 "코슈메디칼(Cosmeceutical) 시장에 먼저 진입하고 단계적으로 의약품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와인은 화학기상증착방식(CVD)을 이용한 고분자 기능성 코팅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반도체 등의 집적회로(IC) 제조공정에서 열·전기로 원료 가스의 화학작용을 일으켜 얇은판 상에 박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패럴린 코팅은 내연성, 접착성에 한계가 있었는데 고분자 접착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정과 장비를 개발했다. 서정인 대표는 "투자 유치를 통해 2년 안에 제품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큐라티오는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임상시험 과정의 이상반응을 관리하는 '프로케어노트'를 개발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임상시험 결과 조기 예측, 임상시험 비용 절감까지 기대할 수 있다. 프로큐라티오의 3가지 핵심 기술은 ▲이상반응 입력 모바일 앱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상반응 자동판정 ▲이상반응데이터의 eCRF(전자증례기록서) 연동기술이다. 최창민 대표는 "단기적으로 임상시험에 적용하지만 PMS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프로큐라티오는 최근 민간주도형 창업지원프로그램인 팁스(TIPS)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플라워메디칼은 바이옵시(biopsy)라고도 불리는 일회용 생검기구를 개발하는 신생 기업이다. 현재 암 환자의 조직 채취를 위해 주사기나 총생검기구가 사용되는데 조직채취의 어려움(정확성), 안전성 등의 문제가 있다. 플라워메디칼은 두 기구의 장점을 모은 새로운 생검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고형진 대표는 "플라워메디칼의 생검기구는 제3의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안전하고 사용하기 쉬운 기기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인 모어이즈모어는 유연성 소재의 다채널/대면적 압력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독자적인 센서, 신호처리, 측정 기술을 통해 경쟁제품에 비해 높은 유연성과 민감도를 자랑한다. 이들이 개발한 압력센서는 이미 국내 신발매장 등에 공급되고 있으며 향후 전국 보건소, 재활병원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곽재경 대표는 "웰니스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향후 의료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센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