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상장 기업 절반가량이 주가하락으로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기술특례 상장제도 개선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26일 바이오스펙테이터 집계에 따르면 올해 16곳의 바이오기업이 기술특례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코스닥에 입성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비피도가 마지막 주자였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외부검증기관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에 대해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기회를 주는 제도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지만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주 상장통로였다.
올해는 2월 아시아종묘를 시작으로 엔지켐생명과학, 아이큐어, 오스테오닉, 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상반기에 코스닥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하반기에는 올릭스, 바이오솔루션, 옵티팜, 파멥신, 싸이토젠, 네오펙트, 티앤알바이오팹, 전진바이오팜,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비피도가 상장했다. 정부의 창업활성화, 코스닥 부흥정책에 힘입어 신약개발부터 체외진단,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제노포커스, 펩트론, 아이진, 코아스템, 엠지메드 등 10개 기업이 기술특례 상장했던 2015년 기록을 넘어섰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기술특례 상장이 각각 9곳(안트로젠, 큐리언트, 팬젠, 바이오리더스 등), 5곳(앱클론, 유바이오로직스, 아스타, 휴마시스 등)에 그쳤다.
상장주관사의 책임하에 상장하는 성장성 특례제도를 이용한 셀리버리, 일반 상장절차를 밟은 알리코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엘앤씨바이오, 케이엠제약(스팩합병) 등까지 포함하면 올해 상장한 바이오기업의 수는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절반가량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아이큐어, 오스테오닉, 티앤알바이오팹은 50%가량,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싸이토젠, 네오펙트는 공모가 대비 40%가량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변수로 인해 코스닥 시장이 크게 흔들린 이유도 있지만 코스닥 기술특례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의 문을 낮추돼 공모가는 좀 더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기술성평가기관의 전문성 부족과 주관적 평가도 올해 도마에 올랐다.
한편 올해는 바이오기업의 코넥스 상장도 활발했다. 앞서 코넥스에 가치를 인정받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바이오기업들이 나오면서 코넥스 상장도 고려 대상이 됐다. 다이노나, 지앤이바이오텍, 리메드, 엔케이맥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프로테옴텍, 지놈앤컴퍼니 등이 올해 코넥스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