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시카고(미국)=봉나은 기자
CAR-T 세포치료제에서 나타나는 면역억제기전을 특이적으로 인식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 CD19 CAR-T 세포 치료제는 다양한 임상을 통해 치료효능이 확인되고 있지만 PD-1/PD-L1과 같은 면역억제기전이 CAR-T 세포 치료제의 기능을 일부 방해한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CAR-T 세포가 가진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는 면역억제기전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제지앙 의대 제1부속병원 Hui Liu 교수 연구팀은 CAR-T 세포에 면역억제기전을 특이적으로 막을 수 있는 면역관문억제제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세포외 PD-1 도메인과 CD28 신호전달 도메인으로 구성된 ‘PD-1/CD28 키메릭 스위치 수용체(Chimeric switch-receptor)를 발현하는 CD19 CAR-T 세포’를 개발하고 이 CAR-T 세포가 기존의 CD19 CAR-T 세포보다 종양 치료에 유의미하게 향상된 효능을 보일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Hui Liu 교수팀은 PD-1/CD28 키메릭 스위치 수용체를 발현하는 CD19 표적 CAR-T 세포(CD19-PD-1/CD28-CART)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을 진행해 이번 2019 ASCO에서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 1상은 재발성/불응성 거대 B 세포 림프종을 앓고 있는 18~75세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먼저, 항 PD-L1 단일클론항체를 사용한 면역염색법으로 임상에 등록된 환자 17명의 PD-L1 발현을 확인했다. 이들은 CAR-T 세포 투여 5일, 4일, 3일 전에 컨디셔닝 화학요법으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500mg/m^2, 플루다라빈 30mg/m^2을 투여받고, CD19-PD-1/C28-CART 세포를 용량별로(0.5, 1, 2, 4x10^6 cells/kg) 투여받았다. 이후 CAR-T 세포 투여 3개월차에 F-FDG PET/CT를 통해 환자에게 나타난 반응을 확인했다.
그 결과, CAR-T 세포를 투여받은 환자 17명 중 15명(88.2%)이 PD-L1을 발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PD-1/PD-L1에 의한 면역억제환경에 놓인 셈이다. CD19-PD-1/C28-CART 세포 치료 결과, 환자들에게서 확인된 전체반응률(ORR)은 58.8%(10명), 완전관해율은 41.2%(7명)였다. 안전성 결과로 14명(82.35)의 환자에게서 2단계 이하의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 나타났고, 4명(23.53%)에게서 치료 가능한 1단계의 신경독성이 나타났다.
추가 관찰기간 5개월(중간값)차까지도 모든 환자의 평균 전체 생존율에 대한 분석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Hui Liu 교수팀은 이번 임상에서 재발성/불응성 B 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CD19-PD-1/CD28-CART 세포의 치료 효능과, 조절가능한 독성 등을 파악해 림프종에서 PD-1/PD-L1을 타깃하는 치료 기전의 원리를 처음으로 증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Hui Liu 교수는 포스터 발표 자리에서 "사람에게 처음 적용한 이번 임상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CD19-PD-1/CD28-CART 세포를 치료제로 이용했을 때, 3~5단계의 CRS는 확인되지 않아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Hui Liu 교수팀은 포스터를 통해 흉막중피종이나 전립선암 이종이식(Xenograft) 동물모델에서 PD-1/CD28 키메릭 스위치 수용체가 메소텔린 및 PSCA(Prostate specific cancer antigen)를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CAR-T 세포의 항종양 활성을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CD19 항원을 표적으로 한 혈액암 뿐만 아니라 메소텔린 및 PSCA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면역억제환경을 극복한 CAR-T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