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박동영 기자
로슈(Roche)가 개발한 경구용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Spinal Muscular Atrophy, SM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지 3개월만에 국내 허가를 받았다.
한국 로슈는 경구용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에브리스디(Evrysdi, Risdiplam)'가 식약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닉 호리지(Nic Horridge) 한국로슈 대표는 “의약품 개발이 어려운 희귀질환 분야에서 보다 폭넓은 환자들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로슈는 이번 에브리스디 허가를 시작으로 향후 신경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의약품을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은 운동 기능에 필수적인 생존운동신경세포(Survival Motor Neuron, SMN) 단백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이다. 운동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근육이 퇴행하는 특징을 보인다.
에브리스디는 SMN2 유전자의 pre-mRNA에 결합해, 정상 SMN 단백질의 농도를 증가시켜 척수성근위축증을 치료하는 전략이다. 한국로슈는 에브리스디가 혈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중추신경계를 포함한 전신적인 정상 SMN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령 및 체중에 따른 환자 맞춤 처방이 가능해, 권장 용량에 따라 액상형 제제를 1일 1회 경구로 복용하는 자가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내 허가는 영아기부터 25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척수성근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FIREFISH, SUNFISH 임상 연구결과에 기반했다.
제1형 척수성근위축증 영아기(생후 2.2개월~6.9개월)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한 FIREFISH 임상을 진행한 결과, 에브리스디 치료 12개월 후 29%의 환자가 베일리 영유야 발달검사(BSID-III) 항목 중 ‘도움없이 앉기’에 대한 기준을 충족했다. 또한 에브리스디 투여 환자의 93%가 생존했으며 85%는 영구적인 호흡보조기없이 생존했다. 반면 위약그룹 환자는 ‘도움없이 서기’가 불가능했으며 14개월 이후 영구적인 호흡보조기없이 생존하는 비율이 25%로 예상됐다.
제2형 또는 제3형 척수성근위축증 환자 180명(2세~25세)을 대상으로 한 SUNFISH 임상 결과를 보면, 12개월째 에브리스디 투여그룹에서 위약군 대비 운동기능평가척도(MFM-32) 점수가 개선됐다(1.36점vs-0.19점, P=0.0156). 운동기능평가척도 MFM-32는 숨쉬기, 삼키기 등의 생존에 필수적인 운동기능부터 세수하기, 달리기 등의 생활 운동기능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한 운동기능 개선을 나타내는 지표다. 또한 치료 12개월 이후 상지 기능 검사(Revised Upper Limb Module, RULM)를 확인해본 결과, 에브리스디 투여가 위약군 대비 RULM을 개선했다(1.61점vs0.02점, P=0.0469).
두 임상 연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설사와 발진이었다.
이승훈 한국로슈 메디컬 디렉터는 “에브리스디는 경구로 복용하는 액상형 제제로 척추변형이 있는 환자들도 제한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영아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와 질환 유형에서 운동기능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에브리스디는 지난 8월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으며 2018년에는 유럽의약청(EMA)으로부터 우선심사대상 약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