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카페꼼마 여의도신영증권점
"책은 느릴까요? 빨리 가려면, 정확한 길로 가야겠죠. 그렇다면 책이 가장 빠릅니다."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스펙테이터는 답한다. "쏟아지는 정보의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다면, 차분하게 나침반과 지도, 그리고 책을 꺼내세요." 카페꼼마는 말한다. "거리에 책장을 두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북카페 문을 열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러 왔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책 한 권이 당신 인생의 쉼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카페꼼마와 도서납품 및 판매계약을 체결하고 16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카페꼼마는 문학동네 직영 북카페 브랜드로 지난 2011년 3월 홍대 앞 서교동에서 카페꼼마 1호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후 동교점과 송도점을 잇따라 열며 책과 커피,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카페꼼마는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출간한 생명과학 전문서적을 카페꼼마 여의도신영증권점 공간에 진열하고 판매에 들어간다. 먼저 만나보게 될 책들은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신약개발 개념입증(PoC)을 중심으로』, 『좋은 바이오텍에서 위대한 바이오텍으로』, 『키트루다 스토리』,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알파폴드: AI 신약개발 혁신』 등 5종이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이번 카페꼼마와의 판매에 맞춰 이들 책들의 내용과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봤으며, 다음은 이들 5권에 대한 책 소개이다.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신약개발 개념입증(PoC)을 중심으로』
과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기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형선고와도 같았던 불치의 질병들을 하나하나 정복해가고 있는 생명과학도 기적 그 자체이다. 이 책은 신약개발에서 개념입증(Proof of Concept, PoC)의 다리를 건넜거나,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의료 AI,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바이오시밀러, CAR-T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위고비와 삭센다 등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17가지 영역의 신약개발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2017년에 나온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한국의 신약개발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라는 책의 개정2판이다. 당시는 ‘생명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신약개발’이 한국에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이다. 당시 바이오스펙테이터는 ‘독자들에게 바이오 제약 분야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내기로 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너무 많았는데, 사람들에게 한 번 잘못 알려지면 그로 인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생명과학을 바탕으로,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바이오 신약개발의 개념을 정리했다. 물론 한국에서 바이오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현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했다.
초판에서 개념을 정리했으니, 개정판에서는 당시에 소개한 개념들 가운데 입증된 것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단 이번에는 시야를 넓혀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념입증의 사례들을 살폈고, 글로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한국의 사례를 다루었다. △친절하게 설명하지만 빠뜨리고 지나가는 과학이 없을 것 △신약개발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지만 거품을 걷어내고 들여다 볼 것 △글로벌한 제약기업들의 사례를 연구하되 한국의 이야기를 반드시 다룰 것 △근거없는 낙관과 무책임한 비판을 금할 것 등 4가지 기준을 지키려 노력하면서 책을 집필했다.
◆김성민, 신창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 140x215mm / 648쪽 / 2023.10.27. / 값 45,000원 / ISBN 979-11-91768-06-0 03470 / 구매 문의 : book@bios.co.kr
『좋은 바이오텍에서 위대한 바이오텍으로- 버텍스와 리제네론에서 찾아낸 신약개발의 법칙』
바이오스펙테이터는 매일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바이오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그들이 낸 논문을 읽고, 학회 발표 데이터를 분석하고, 직접 만나 취재를 한다. 그리고 궁금함을 느낀다. ‘왜 누구는 신약을 개발하고 누구는 개발하지 못할까? 똑똑하고, 성실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좋은 사람들이 모인 좋은 바이오텍들이 많은데, 신약을 개발하는 곳이 많지 않은 이유가 뭘까?’
이때 눈에 들어온 두 곳의 바이오텍이 있었다. 미국의 바이오텍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 출간기획 당시 둘 다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화이자나 BMS와 같은 전 세계적 규모의 거대 제약기업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신약개발의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드문 일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두 바이오텍은 분명 위대한(great) 바이오텍이다. 신약개발의 비결을 찾기 위해서 두 바이오텍을 파보기로 한다.
책은 ‘누가’ ‘왜’ 바이오텍을 시작했으며,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를 따라간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성공사례를 다루는 책들과 구조가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이 모두 평범한 과학자들이라는 점이다. 노벨상을 탈 만큼의 슈퍼 사이언티스트들도 아니고, 신묘한 전략과 통찰력을 지닌 경영자들도 아니다. 극적인 외부의 도움이 있지도 않고, 대부분의 바이오텍들이 겪는 실수와 실패를 비슷하게, 그리고 많이 경험한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첨단 신약을 쏟아내며,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책에서 밝히고 있는 위대한 두 바이오텍의 비밀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이제 뻔해 보이지만 뻔하지 않은, 위대한 비밀 이야기를 책은 풀어간다.
◆김성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 140×215mm / 268쪽 / 2024.10.20. / 값 37,000원 / ISBN 979-11-91768-09-1 03470 / 구매 문의 : book@bios.co.kr
『키트루다 스토리- 머크는 어떻게 면역항암제를 성공시켰나』
한국에서 사망률 1위는 바로 암이다. 암은 여전히 통제 밖에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며, 많은 제약기업들이 암을 치료하려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도 주목받고 있는 신약개발의 한 장르이다. 우리 몸에 있는 면역 시스템에는 원래부터 암을 없애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면역항암제는 이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컨셉이다.
최근에 상용화가 되었지만, 면역항암제의 기원은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멘델이 완두콩 실험을 바탕으로 유전법칙을 이야기한 지 30년 정도 지났을 때였고, 파스퇴르가 콜레라 백신을 막 개발한 시점이다. 이 즈음, 세균에 감염된 암 환자에게서 암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외과의사 윌리엄 콜리는 백신처럼 사람의 면역시스템을 활용해 암을 치료해보려는 시도를 했다. 콜리의 시도로 암이 완치된 경우도 있었지만 사망한 경우도 많았다. 어쨌거나 최초의 면역항암요법이었고, 그로부터 100년 후 성공한 면역항암제가 바로 '키트루다(KEYTRUDA®)'이다.
이 책은 과학이 현실로, 현실이 다시 가치(value)로 바뀌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추적한다. 면역항암제라는 과학은 키트루다라는 현실이 되었고, 키트루다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의약품이 됐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흔히 ‘미국 머크(MSD)’라고 불리는 ‘머크 앤드 컴퍼니(Merck & Co.)’다. 머크는 2024년 기준으로 연 매출이 약 640억달러, 우리 돈 약 90조원에 이르는 거대 제약기업이다.
이 책이 이야기하려는 바는 국내 바이오제약 회사들이 처한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 속 한 장면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머크는 면역항암제 신약개발 분야에서 후발 주자였다. 심지어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면역항암제 개발 권리를 헐값에 팔아치우려고도 했었다. 머크처럼 대단한 기업도 사람의 실수를 저지른다는 점, 그러나 실수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는 점, 실수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만회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는 점, 그리고 그 노력은 다른 아닌 ‘과학을 과학답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해보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김성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 140×215mm / 292쪽 / 2022.10.14. / 값 33,000원 / ISBN 979-11-91768-04-6 03470 / 구매 문의 : book@bios.co.kr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 알츠하이머 병 신약개발을 중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작은 판단조차 내리기 어려워지다가,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병이 있다. 알츠하이머 병은 존재와 존엄을 공격해오는 질병이기에 두렵다. 만약 우리가 알츠하이머 병을 진단받는다면, 어쩌면 많이 늦었을 수도 있다. 뇌 신경 조직에 이미 큰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일찍 알츠하이머 병을 찾았다면 대책이 있을까? 아직은 쉽지 않다. 정확한 치료제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 병 신약개발의 현황을 탐색한다. 지난 2019년 여름에 출간된 책이지만, 안타깝게도 책에 담겨있는 내용 가운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들이 많다. 사람의 뇌를 함부로 열어 볼 수 없기에 알츠하이머 병 연구가 더딘 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병 연구가 더디다보니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신약개발의 속도도 빠르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분위기는 그리 절망적이지 않다. 현재까지 연구된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개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유력한 신약개발 전략들은 꽤나 역동적이다. 어느 정도 입증된 전략을 냉정하고 검토하고, 어디가 비어있는지 살펴본다. 알츠하이머 병을 더 연구하고,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제를 개발해서 처방하고 예후를 평가하는 데 쓸 수 있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 책은 교착 상태에 빠진 알츠하이머 병 신약개발의 전선의 현황을 그려 놓은 지도이고, 현재 펼쳐지고 있는 작전 계획이며, 앞으로 벌어질 전투에서 요구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시뮬레이션이다. 그리고 이는 이길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병 신약을 개발해낼 수 있다는 전제 말이다.
◆김성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 140×215mm / 426쪽 / 2019.06.30. / 값 34,000원 / ISBN 979-11-960793-2-1 93470 / 구매 문의 : book@bios.co.kr
『알파폴드: AI 신약개발 혁신 - 단백질 구조생물학에서 알파폴드의 등장까지』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에 써야 할까? 널을 뛰는 주가를 예측하는 데 써야 할까?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고, 전쟁에서 효과적으로 전투를 지휘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이 있다면, 마땅히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쓰여야 한다. 알파폴드는 그런 인공지능(AI)이다.
알파고가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려고 했다면, 알파폴드는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어떻게 접히는지 알아내려고 한다. 단백질 접힘을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명활동은 서로 다른 모양의 단백질들이 상호작용을 펼친 결과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모양’인데, 단백질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느냐, 어떤 모양으로 접혀 있느냐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 제대로 접혀 있다면 생명활동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잘못 접혀 있다면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책은 알파폴드의 가치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생명활동과 단백질 사이의 관계를 밝혀온 과학의 길’을 따라간다. 현대 생명과학의 커다란 기둥이 세워지는 과정을 추적하는데, 다시 이는 하나의 결론을 향한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기에 인공지능이, 알파폴드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증명으로 알파폴드의 진정한 가치를 예측해볼 수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알파폴드가 완성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완성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다만 우리의 예측을 넘어서는 일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바둑을 졌을 때는 씁쓸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단백질 접힘을 인간보다 잘 알아내기 시작하니 환호하게 된다. 좋은 동료, 든든한 버팀목이 되려고 하는 알파폴드와, 이 책으로 친구를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
◆남궁석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 140×215mm / 320쪽 / 2024.03.11. / 값 30,000원 / ISBN 979-11-91768-08-4 03470 / 구매 문의 : book@bios.co.kr
▲카페꼼마 여의도신영증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