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암세포의 종양유전자(oncogene)를 과활성화해 사멸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델피아 테라퓨틱스(Delphia Therapeutics)가 ‘활성화 합성치사(activation lethality)’라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일(현지시간) 시리즈A로 6700만달러를 펀딩받으며 출범을 알렸다.
지금까지 항암제와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기존 항암제는 EGFR이나 KRAS G12C, BRAF는 종양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거나,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항암제의 경우에는 특정 조건에서 종양이 취약한 타깃을 억제해 사멸시키는 컨셉이다. MTAP가 망가진(null) 암에서 PRMT5를 저해하거나, MSI 종양에서 WRN 헬리카제(helicase)를 억제하고, BRCA 변이 암에서 PARP1를 저해하는 약물로 항암제를 개발하는 식이다.
그런데 활성화 합성치사는 오히려 암세포에서 ‘취약한(vulnerability)’ 특정 종양유전자를 약물로 과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겠다는 컨셉이다. 예를 들어 BRAF 변이 흑색종 환자에게 BRAF 저해제를 투여하다가 중단하게 되면, 오히려 ERK가 과활성화되면서 종양이 퇴행하는 것이 관찰된다는 것. 또다른 예도 있다. MAPK 경로를 저해하면 약물 내성이 생기면서, ERK 활성화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한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기존의 합성치사와 유사한데, 델피아 설립의 바탕이 된 빌 셀러스(Bill Sellers) MIT-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연구팀이 지난해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특정 상황에 의존적(context-dependent)으로 특정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합성치사를 일으킨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