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의 서로 다른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공개됐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한 항암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글로벌 개발에 본격 나선다. 대웅제약은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학계, 바이오벤처 등과의 협력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8일 서울 방배동 협회 4층 강당에서 제3회 ‘KPBMA Bio Open Plaza’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유한양행 송무영 이사, 대웅제약 유종상 센터장은 각사의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했다.
유한양행은 먼저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 강화 ▲항암제와 NASH 치료제 R&D 확대 ▲CNS와 희귀질환 탐색 ▲글로벌 R&D 진입 등을 핵심 R&D 전략으로 공개했다. 이러한 전략의 기반이 다양한 신약개발기업과의 협력이다.
송 이사는 "유한양행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바이오벤처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유한양행 R&D 파이프라인(디스커버리 단계서 임상 2상까지) 22개 중 14(55%)가 오픈이노베이션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유한양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NASH 치료제 'YH25724'는 제넥신과의 협력을 통해 약물의 반감기를 늘리는 HyFc 플랫폼기술이 적용됐다. YH25724는 GLP-1 단백질과 섬유성장인자 FGF21을 이중으로 타깃하는 약물이다. 유한양행은 연내 GLP 독성시험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 미국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면역항암제로 개발중인 YH24931 역시 HyFc 플랫폼기술이 도입됐다. 선천성 면역작용에 핵심적인 면역세포로 알려진 자연살해세포(NK cell, natural killer cell)와 수지상세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 인자의 반감기를 늘려 지속형으로 만든 것이다. 특히 이 물질의 경우 GLP 독성시험을 포함한 전임상연구 및 초기 임상연구는 개발전문 바이오벤처인 브릿지바이오에서 진행한다.
송 이사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초기 단계의 파트너십"이라면서 "초기 단계에 물질을 도입해 유한양행의 노하우를 통해 가치(밸류)를 높여 기술이전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임상에 대한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유한USA'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내로 '유한보스턴'도 문을 연다. 송 이사는 "미국 법인을 통해 제노스코와 폐암치료제로 개발중인 레이저티닙 등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인, 라이선스 아웃 역시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오픈 콜라보레이션 공모전 개최..상생펀드 확대"
대웅제약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보다는 협업을 강조한 오픈 콜라보레이션(Open Collaboration)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유종상 센터장은 "우리의 강점에 주력하되 약점은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보완하는 전략"이라면서 "대웅제약과 파트너사가 윈윈하는 모델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약물 지속형 플랫폼을 가진 펩트론과 협력을 통해 항암제 루피어데포(luphere depot)를 발매했으며 미국의 에볼루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인수를 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 항체(HL161), 안구건조증 치료제(HL036) 등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HL161은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중국 하버바이오메드, HL036은 하버바이오메드에 기술이전 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오픈 콜라보레이션 공모전을 개최하고, 관련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학계, 바이오벤처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 센터장은 "대웅제약은 새로운 오픈 콜라보레이션 2기를 열고 협력하려 한다"면서 "그 첫 번째가 올해 혹은 내년초에 진행될 공모전"이라고 소개했다.
대웅제약은 항섬유화 타깃/후보물질, 경구형 펩타이드DDS 기술, 줄기세포 플랫폼 기술을 가진 파트너를 찾는다. 질환으로는 자가면역, 위장질환, 섬유화 질환, 면역항암제, 심장-대사질환, 신경계, 통증 등에 관심이 있다. 그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활성화하는 홈페이지 개설을 통해 많은 연구자와 기업이 대웅제약과 소통하면서 기술에 대한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 센터장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상생펀드의 규모(현 50억원)를 확대하며 대웅 오픈랩과 스마트오피스를 통해 연구공간도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대웅이 주도적으로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