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프랑스 바이오 제약사 젠핏(Genfit)이 비알콜성지방간염(NASH)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중인 ‘엘라피브라노(Elafibranor)’가 중화권 진출에 나선다. 젠핏은 중화권 국가 내 엘라피브라노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미국과 중국을 거점으로 한 턴스 파마슈티컬스(Terns Pharmaceuticals)와 2억28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턴스는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국가에서 NASH, PBC 치료제로 엘라피브라노를 개발 및 상용화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갖는다. 턴스는 계약금으로 3500만달러를 젠핏에게 지급하고, 임상, 허가 및 상용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1억93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게 된다. 제품으로 출시되면 잰핏은 매출액의 한 자리 수에 해당하는 금액의 로열티도 받는다.
양사는 계약의 일환으로 엘라피브라노를 턴스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과 병용하는 등 간질환 치료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턴스는 FXR 작용제(TERN-101), SSAO 저해제(TERN-201), THR-β, ASK1 저해제 등 초기 단계의 다양한 NASH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엘라피브라노는 담즙산 합성, 염증, 섬유화, 지질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PAR(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α, β 이중 작용제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로 개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NASH 치료제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되고, PBC 대상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능을 보여 혁신 치료제로 지정되기도 했다.
젠핏은 NASH 및 간섬유화 환자 2000명을 목표로 한 RESOLVE-IT 임상 3상(NCT02704403)을 2016년 1분기부터 진행해온 가운데, 엘라피브라노가 NASH를 개선하고 심혈관계(CV)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있다. 젠핏은 지난달 데이터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ata Safety Monitoring Board, DSMB)로부터 미리 계획한 안전성 데이터 검토내용을 기반으로 수정없이 엘라피브라노의 RESOLVE-IT 3상을 계속할 것을 권장받았다.
엘라피브라노는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의 FXR 작용제 ‘오칼리바(Ocaliva, OCA)’, 앨러간(Allergan)의 CCR2/CCR5 억제제 ‘세니크리비록(Cenicriviroc)’, 길리어드(Gilead)의 ASK1 저해제 ‘셀론서팁(Selonsertib)’과 함께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NASH를 치료하기 위한 유망 후보물질 중 하나다.
FDA 승인을 위한 NASH 치료제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것은 인터셉트의 오칼리바. 인터셉트는 지난 1월 임상 3상의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 REGENERATE 임상 3상(NCT02548351)에서 오칼리바를 처방받은 환자의 23.1%가 1단계 이상 간 섬유증이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NASH는 악화시키지 않은 정도에 그쳤다. 10명의 환자는 가려움증으로 치료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인터셉트는 지난 4월 열린 제54회 2019 유럽간학회(EASL)에서 전체 데이터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오칼리바를 처방받은 환자군에게서 간세포 팽창(Ballooning), 소엽 염증(Lobular inflammation)과 같은 NASH의 주요 특징이 개선됐다.
한편 길리어드는 지난 2월 셀론서팁의 임상 3상 실패 소식을 알렸다. 앨러간은 세니크리비록의 임상 중간결과 발표를 2020년 중반으로 연기해 임상 실패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