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영국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팀이 셀트리온(Celltrion), 리제네론(Regeneron), 일라이릴리(Eli Lilly)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의 델타 변이형에 대한 중화효과를 동일한 조건에서 분석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Regkirona, regdanvimab)’는 델타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릴리의 에테세비맙(etesevimab)’, 리제네론의 ‘카시리미밥(casirivimab)’과 유사한 수준의 중화효과를 보였다. 릴리의 밤라니비맙은 델타변이형에 중화효과가 거의 없었다.
17일 페트라 믈코초바(Petra Mlcochova)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델타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대한 백신과 항체의 중화효과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쳐(Nature)’에 게재했다(doi:10.1038/s41586-021-03944-y).
믈코초바 연구팀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와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중인 리제네론의 ‘카시리비맙(casirivimab), ‘임데비맙(imdevimab)’, 릴리의 ‘밤라니비맙(bamlanivimab)’, ‘에테세비맙(etesevimab)’의 중화능을 세포수준에서 비교분석했다. 이중 리제네론과 릴리의 항체는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칵테일 요법으로 처방되고 있다.
분석 결과 렉키로나는 델타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화능을 나타내는 IC50 농도가 16.3~29.2ng/mL으로 나타났다. 릴리의 에테세비맙은 10.3~23ng/mL, 리제네론의 카시리비맙은 3.5~7.2ng/mL이었다. 리제네론의 임데비맙은 45.4~1607.2ng/mL로 나타났으며, 릴리의 밤라니비맙은 약 1만ng/mL으로 거의 중화효과가 없었다. IC50은 바이러스의 활성도를 반으로 낮추는데 필요한 약물의 농도로, IC50 수치가 낮을수록 효과가 높다는 의미다.
야생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은 렉키로나 2.2ng/mL, 에테세비맙 28.7ng/mL, 밤라니비맙 7.8ng/mL, 카시리비맙 6.0ng/mL, 임데비맙 31.9ng/mL의 결과를 보였다.
릴리의 ‘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 칵테일은 지난 6월 베타(남아프리카) 및 감마(브라질)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감소 우려로 사용이 중단됐다가 델타 변이형에 대한 효과가 확인돼 이달부터 미국내 전역에 공급을 재개한 바 있다.
또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렉키로나와 에테세비맙은 입실론(캘리포니아) 변이형에 대한 IC50 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doi: 10.1126/science.abi7994). 단 렉키로나는 GSK/Vir의 ‘소트로비맙(sotrovimab)’과 유사한 약 10^2 수준의 IC50 농도를 나타냈다. 소트로비맙과 리제네론의 카시리비맙, 임데비맙은 입실론 변이형에 대해 중화능이 감소하지 않았으며, 릴리의 밤라니비맙은 입실론 변이형에 대해 중화능을 보이지 않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세포중화능력과 환자 치료용량을 고려할 때 렉키로나는 릴리의 에테세비맙과 유사한 중화능을 보였다”며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렉키로나는 델타 및 입실론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사용되고 있는 항체치료제와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델타 변이형에 대한 효능 분석을 진행 중이다. 또 변이형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 ‘CT-P63’을 이용한 렉키로나 칵테일 요법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를 준비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9월 15일기준 렉키로나는 107개 병원 1만4857명의 환자에게 투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