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생체내 다능성 인자 발현을 유도해 뇌 손상으로 떨어진 환자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조성래·김형범 교수팀은 허혈성 뇌졸중을 유도한 생쥐에서 다능성 인자를 통해 운동기능이 향상됐다고 2일 밝혔다.
다능성 인자(Oct4, Sox2, c-Myc, K1f4)는 실험실에서 성숙하고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시켜 분화이전의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만들 수 있다.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는 다른 기관보다 재생능력이 떨어져 손상을 받으면 영구적인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이런 중추신경계 질환의 기능 회복을 위해 줄기세포 이식 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신경계 질환에서 성체 줄기세포 치료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팀은 이에 따라 기능성 유전자를 생체 내에서 직접적으로 발현시켜 허혈성 뇌졸중 생쥐에서 운동기능 회복과 치료 기전을 확인했다.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에 의해 4가지 다능성 인자가 발현되도록 유전자를 삽입한 실험용 쥐 62마리에서 경동맥을 20분간 막아 뇌에 일시적으로 혈류 공급을 중단시켜 허혈성 뇌졸중을 유도한 뒤 1주일 동안 뇌실 내로 독시사이클린을 투여했다.
1개월 뒤 식염수를 투입한 대조군 쥐와 달리 독시사이클린에 의해 다능성 인자가 유도된 쥐에서 뇌실 주변에 있는 신경줄기세포가 증가했다.
또한 운동협조기능을 담당하는 선조체에서 신경세포 성장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신경교세포가 유의하게 많아졌다. 특히, 혈관생성이 증가하고 신경세포와 시냅스 등이 증가해 결국 운동기능이 향상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형범 교수는 “다능성 인자의 생체내 직접 발현이 뇌에서 신경줄기세포와 신경교세포를 증가시켰고, 혈관생성과 신경보호 효과를 유도해 운동기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생각된다”며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래 교수는 “신경계 질환에서 생체내 다능성 인자 발현을 통한 치료법으로 기능 회복을 유도한 첫 보고”라며 “앞으로 뇌졸중 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유전자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유전자 및 세포치료학회(American Society of Gene & Cell Therapy) 공식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