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yang 객원기자
Apatinib는 부광약품의 네 번째 파이프라인이었다. 부광약품의 파이프라인 MLR-1023와 파킨슨병 관련약물 JM-10, JM-12에 대해 각각 J약사의 시장탐구④, ⑤에서 다룬 바 있다. 올해 초 까지 Apatinib에 대한 권리관계는 굉장히 복잡했다.
올 초까지 부광약품은 한국, 유럽, 일본에 대한 판권에 대해 Apatinib 물질의 주인인 미국의 바이오벤처 LSKBio와 7:3의 권리관계(부광약품 70%)를 갖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중국 제약회사 Hengrui가 판권을 갖고 현재 판매중에 있으며, 언급된 지역 외 기타지역에 대해서는 LSKBio가 권리를 갖고 있었다.
LSKBio의 주인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는 LSKBio의 59.19%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이다. 올해 4월, 에이치엘비는 자회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을 우회로 LSKBio의 지분을 늘렸는데,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LSKBio의 8.83%의 지분을 보유중에 있다. 따라서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LSKBio의 모회사인 에이치엘비는 자회사 지분을 포함하여 LSKBio의 68.02% 의결권을 갖게 되었고, 이는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할 수 있는 지분율이다.
에이치엘비는 부광약품에 판매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유럽과 일본에 대한 판권을 가져왔다. 따라서 에이치엘비는 LSKBio의 주인이자,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타 국가에서 Apatinib에 대한 모든 권리의 소유주이다.
최소한의 검증이 완료된 Apatinib
Apatinib이란 약물이 생소할 수 있다. Apatinib이 현재 임상중인 적응증은 ‘위암에 대한 3차 치료’이다. 해당 적응증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에, 국내에서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많은 혜택을 업고 임상중에 있다. 중국에서는 2014년 이미 제품이 출시되어 위암 3차 치료제로 팔리고 있는데, 엄청난 속도로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다.
2015년 매출액은 약 550억원 정도이며, 2016년 5월까지 집계된 매출액은 월 평균 170억원, 총 850억원이다. 같은 정도로 매출이 잡히면 2016년 연간 매출액은 2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고, 중국이 세계 항암제시장의 10%내(약 5%지만, 위암은 아시아인에서 많이 발생)의 크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태면 글로벌 매출액이 2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현재 위암에 대해 약을 쓰고 쓰고 안 들어서 3차치료제로써 사용하는 경우의 매출로, 적응증 확대를 가정시에는 추가적인 매출이 가능할 수 있다.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사장되거나 임상실패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아, 판매가능성에 대한 막연함이 크지만 적어도 Apatinib은 현재도 큰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과 매출액이 크게 상승 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암치료에 대하여
위암은 세계적으로 최근 그 발생 빈도와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으나, 발병률로 따지면 아직도 2위이며, 특히 개발도상국 및 아시아권 국가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며, 전체 암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위암치료의 핵심은 수술치료이다. 수술만이 유일하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며, 보통 절제 후 적절한 재건을 통한 식생활 및 영양 섭취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위암에 있어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는 세 가지다. △암이 전신 전이를 일으켜 주변 장기에 침윤이 심하여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수술을 한 후에 재발을 예방하는 목적 △암병부가 상당히 커서 항암치료를 통해 병부 축소 후 수술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 등이다.
생물학적제제들이 시장에 나오기 전, 위암에 대해서는 여러 화학약물들을 복합적으로 혼용(2-3제)해서 사용하였는데, 5-FU, 시스플라틴, 독소루비신, 마이토마이신 등의 항암제를 전통적으로 사용했고, 또한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이리노테칸, 카페시타빈, 옥살리플라틴 등의 약제들도 유효히 사용되었다.
이후 HER-2표적항암제인 ‘허셉틴(Trastzumab, Roche)’이 병용요법으로써 1차치료제가 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위암에 대한 표적치료가 시작되었다. 이는 위암과 유방암 환자의 20-25%에서 HER-2유전자가 과발현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어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 VEGFR-2(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2)’의 억제를 기전으로 하는 ‘사이람자(Ramucirumab, lilly)’가 진행성 위암에 대한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2차치료 후에도 병이 진행되는 환자들에게, 3차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목적으로 개발된 많은 생물학적제제들이 임상 3상에서 탈락의 고비를 마셨다.
Selective VEGFR-2 Inhibitor, Apatinib, 위암의 3차치료제
Apatinib은 선택적 VEGFR-2저해제라는 것을 밝힌다. VEGF는 혈관생성인자이다. 체내에서 암세포가 과다하게 증식을 하면, 이 세포들은 충분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암세포에게 있어서 신생혈관은 증식을 위해, 그리고 전이를 위해 꼭 필요하다. 암세포는 혈관신생을 위해 혈관생성인자를 발현하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Receptor)를 틀어 막는 것이 VEGFR-2저해제다. 앞서 언급하였듯 위암의 2차 치료제인 ‘사이람자’도 Apatinib와 같은 VEGFR-2저해제이다.
VEGF-a 저해제로 가장 유명한 약은 ‘아바스틴(bevacizumab, Genentech)’이 있다. 아바스틴은 연매출 7조원 이상을 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왜 같은 계열의 약물인 아바스틴은 위암 적응증에 사용하지 않는지, 왜 같은 VEGFR-2 inhibitor인 사이람자는 2차치료제이고 Apatinib은 3차치료제로 적응증을 받고 사용하는지.
이러한 다름의 이유는 VEGF의 신호전달 과정에서 각각의 약물이 억제하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VEGF의 신호전달과정에서 아바스틴은 VEGF 그 자체를, 사이람자는 수용체의 앞문을, Apatinib은 수용체의 뒷문을 막아 저해한다. 위 그림은 단순한 모식도이지만, 실제 신호전달 과정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저해작용부가 다르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부작용면에 있어 상이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어쨌든 Apatinib은 2차치료까지 실패한 위암 말기 환자에서 3차치료제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있다.
Apatinib의 추가적 가치
중국에서 Apatinib의 임상이 완료되어 사용되고 있는 환자는 위암 3차치료 대상자이다. 이는 전체 암환자에 대해 소수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판매 2년차인 2016년 연매출 2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Apatinib의 추가 적응증(간암, 폐암)에 대한 임상 3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아바스틴이 그래왔듯, VEGF는 혈관신생인자이고, 이와 관련된 신호전달기전은 암세포의 증식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관련약물들은 많은 고형암들의 증식과 전이를 막을 수 있기에 위암, 폐암, 간암 뿐만 아니라 아바스틴이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많은 다른 암종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적응증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사이람자’나 ‘Apatinib’가 아바스틴과 다른 점은 VEGF수용체를 틀어막는 기전을 갖고 있어, 암세포의 내성발현 대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약리학적 특징을 갖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언급할 수 있다.
Apatinib의 가장 큰 장점은 경구용제제라는 것이다. 사이람자나 아바스틴은 주사형제제로, 처방 및 복용의 편리함에 있어서 Apatinib이 훨씬 더 유리하다. 이는 같은 적응증에 대한 승인 시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의미이다.
마치며
Apatinib은 이미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한 타 고형암에 대한 추가적인 적응증을 승인받는 것도 무난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기준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같이 까다롭지 않아, 지금까지의 중국에서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이 크게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LSKBio는 7월 27일 미 FDA와의 임상 3상 실시를 위한 사전 미팅(End-of-phase2)을 마쳤다고 밝혔다. 세계시장에서도 현재 중국에서와 같은 행보가 진행된다면, Apatinib은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 FDA는 중국의 기준보다 훨씬 더 까다롭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