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신창민 기자
무세포(cell-free) 기반 재생의료 약물을 개발하는 리젠이노팜(RegenInnopharm, 前스템메디텍)이, 리드 프로그램인 당뇨병성 족부궤양에 대한 돼지모델에서 조직재생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상처 부위의 혈관도 함께 재생시킴으로써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에 중요한 허혈(ischemia)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성 심근경색(AMI)을 적응증으로 한 후속 프로그램에서, 돼지모델을 대상으로 심장기능을 정상수준의 90%까지 회복시킨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리젠이노팜은 올해 리드에셋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며, 오는 2025년 급성 심근경색 프로그램의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오일환 리젠이노팜 대표는 지난 6일 데일리파트너스가 주최한 ‘2023년 하반기 데일리파트너스D’LABS 데모데이’에서 회사의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과 재생의료 개발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리젠이노팜은 20여년간 줄기세포를 연구한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지난 2019년 설립했다. 리젠이노팜은 지난해 pre-A 시리즈로 20억원을 유치했고, 현재 시리즈A 펀딩을 진행중이다. 또한 국가연구 과제로 총 82억30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리젠이노팜은 줄기세포를 직접 이용하지 않고, 특정 miRNA를 타깃하는 RNA와 펩타이드 약물로 줄기세포를 활성화해 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오 대표는 “과거부터 재생의료를 위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대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제조와 규제와 관련된 어려움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태”라며 “또한 줄기세포 치료제는 아직까지 제한적인 효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현재 줄기세포 치료제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분자수준에서 조직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재생의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회사의 기술 컨셉에 대해 소개했다.
리젠이노팜은 회사의 플랫폼을 내인성 줄기세포의 재생 활성을 깨우는 ‘Wake-up Stem Cell’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특정 miRNA를 타깃함으로써 휴지기 상태에 있는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분열과 재생을 유도한다. 리젠이노팜은 구체적인 miRNA 타깃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리젠이노팜은 리드 프로그램으로 당뇨병성 족부궤양(diabetic foot ulcer, DFU)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특정 miRNA를 타깃하는 징크핑거(zinc finger) 펩타이드의 모달리티이다. 전사된 후 miRNA가 가공(processing)되는 과정을 타깃해 miRNA가 최종적으로 합성되는 것을 막는 컨셉이다. 현재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표준치료로,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방지하는 것(부하제거, off-loading), 죽은조직제거술, 감염관리 등이 있으며, 환부에 바르는 재조합 성장인자(PDGF, EGF)가 대안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오 대표는 설명했다.
오 대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개발에 여러 실패가 있어왔으며 성장인자(growth factor)를 이용한 접근법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유발되는 허혈(ischemia)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재발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며 “리젠이노팜은 조직재생 증가와 함께 건강한 혈관을 재생시켜 허혈까지 막는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리젠이노팜이 알록산(alloxan)을 투여해 만든 당뇨병 돼지모델(alloxan-Yucatan)에서 상처를 만든 이후, miRNA 타깃 펩타이드 약물인 ‘PU001’(상처에 분무해 투여)과 드레싱 치료를 12일동안 비교 평가했을 때 PU001에서 상처 부위가 더 빠르게 줄어들었다. 또한 12일차에 드레싱 치료는 20%가량 상처부위가 남으며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나 PU001은 대부분 사라졌다. 이어 PU001과 상피세포 성장인자(rhEGF) 치료제를 비교했을 땐, PU001이 더 빠르게 상처 크기가 줄어들었다.
다음으로 리젠이노팜은 PU001 투여에 따라 허혈이 억제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설치류 모델에서 궤양이 일어난 조직을 채취한 후 PU001과 rhEGF를 처리해 비교했을 때, rhEGF를 처리한 조직의 경우 혈관내피세포(endothelial cell) 사이를 고정하는 ZO-1 밀착연접(tight junction)이 손상돼 있고 적혈구가 혈관으로부터 새어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PU001을 처리한 조직에선 ZO-1의 손상과 적혈구 유출이 나타나지 않았다.
정상상태(healthy)의 ZO-1을 가진 혈관내피세포의 비율을 측정했을 때 rhEGF와 대조군은 30%가량으로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으나, PU001은 약 70%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혈액이 유출되지 않는 정상적인 혈관이 재생된 정도에서도 PU001을 처리했을 때 대조군 대비 20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rhEGF는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리젠이노팜은 현재 설치류와 비글개를 대상으로한 GLP 독성평가를 완료했으며, 올해까지 PU001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리젠이노팜은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급성 심근경색증(acute myocardial infarction, AMI)과 허혈성 뇌경색(ischemic stroke)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다. 급성 심근경색을 대상으론 miRNA 타깃 RNA 약물인 ‘RH001’을 개발중이다. 해당 RNA 약물은 특정 지방(lipid)을 접합(conjugation)시켜 세포를 투과하도록 디자인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모달리티로, 타깃 miRNA에 결합해 저해하는 방식이다.
오 대표는 “급성 심근경색증은 사망원인 1위에 해당하는 질환이며 표준치료요법은 카테터 삽입을 통해 경피관상동맥중재술(PCI)로 막힌 혈관부위를 넓혀주는 것이지만 시술을 한 이후에도 한번 손상된 조직은 재생되지 않고 평생 남아있게 된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선 심근을 보호하고 혈관을 재생시킴과 함께 섬유화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일차적으로 설치류 모델에서 후보물질의 효능을 확인했으며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신약개발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인간 심장과 가장 유사하다고 알려진 돼지 모델에서도 효능을 보일 수 있는가였다”고 덧붙였다.
리젠이노팜은 심근경색을 유도한 돼지모델(미니피그)을 대상으로 PCI를 시술했으며, PCI 마지막에 RH001을 심장동맥내(ICA) 투여했다. 이후 PCI 시술만 수행한 대조군과 RH001을 함께 투여한 실험군을 총 6주 기간동안 비교 평가했다. 심초음파를 통해 좌심실 구출률(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을 측정한 결과 대조군의 경우 PCI 시술후 LVEF가 점차 감소했다. 반면 PCI 시술과 RH001을 함께 투여한 실험군은 심근경색 유도 후 하루(24시간)가 지난 이후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6주차에 LVEF가 기준선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어 해당 돼지모델의 심장조직을 분석한 결과, RH001 투여군에서 심근경색으로 인한 섬유증(fibrosis)이 줄어들었고, 생존한 심장근육(viable myocardium)의 비율도 증가했다.
다음으로 리젠이노팜은 RH001의 안전성을 평가했다. 오 대표는 “심근경색에서 줄기세포와 관련된 접근법은 안전성이 관건이며, 특히 새로 만들어진 심근과 기존에 있던 심근간에 부조화가 일어남에 따라 부정맥이 발생해 사망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돼지모델에서도 치료후 18~20일만에 죽게되는 케이스가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이탈리아 산타나 생명과학 연구소(Institute of Life Sciences, Scuola Superiore Sant’Anna)팀이 돼지모델을 대상으로 miRNA-199a를 발현시킨 연구결과의 예시를 들었다. 산타나 연구팀은 AAV6(AAV serotype 6) 벡터를 통해 돼지의 심장에서 인간 miRNA-199a를 발현시켜 심근세포를 분열시키는 컨셉의 약물을 평가했다. 약물을 투여한 10마리의 돼지중 3마리는 8주동안의 추적관찰 기간에서 심장구조와 기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됐으나, 남은 7마리는 부정맥(tachyarrhythmia)이 발생하며 죽게 됐다.
산타나 연구팀은 AAV 벡터를 이용해 miRNA를 발현시키는 모달리티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으며, 지속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수준에서 miRNA-199a가 발현됨에 따라 부정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miRNA를 이용한 치료제가 효능을 나타낼 잠재력이 있으나 약물 용량이 철저히 조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doi: 10.1038/s41586-019-1191-6).
오 대표는 “(산타나 연구팀의) 해당 접근법은 단일 miRNA의 발현을 통해 심근세포가 부조화스럽게 형성되며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RH001의 부정맥 발생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돼지모델에서 RH001 투여후 홀터 모니터링으로(Holter monitoring) 24시간, 총 한달간 심전도검사를 진행했으나 부정맥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리젠이노팜의 후보물질은 심근세포가 조화롭게 재생될 수 있도록 유전자 발현과 신호전달경로를 적절하게 유도해 부정맥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 대표는 “현재까지의 긍정적인 결과를 더 확실히 공인받기 위해 현재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도 돼지모델을 이용한 반복 실험을 수행해 추가적인 검증을 진행중”이라며 “해당 결과가 나온 이후 임상시험 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젠이노팜은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개발될시 오는 2025년 1분기에 RH001의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리젠이노팜은 PCI 시술과정에서 RH001을 1회 투여하거나, PCI 시술중 1회 그리고 정맥주사(IV)로 1회 추가투여하는(총 2회) 등 2가지 투여방식으로 약물을 평가중이다. 현재 돼지를 대상으로 임상 투여용량의 40배까지 GLP 독성시험을 진행했을 때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향후 돼지에서 반복투여 GLP 독성시험을 평가할 예정이다.
리젠이노팜은 당뇨병성 족부궤양과 급성 심근경색과 더불어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펩타이드 기반의 약물인 ‘PN001’로 허혈성 뇌경색(ischemic stroke)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리젠이노팜은 설치류(rat) 모델을 대상으로 PN001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중이며, 향후 영장류 모델에서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리젠이노팜은 낸년 PN001의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