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정지윤 기자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은 CDMO 브랜드 파테온(Patheon)을 통해 바이오텍, 제약회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부터 시판허가까지의 과정동안 필요한 약물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하고 있는 많은 바이오텍은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시설 등이 없어 전문 제조시설을 갖춘 CDMO 기업을 통해 제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바이오파마시장에서는 제품을 출시할 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환자 편의성을 높인 제형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크리스티 잇먼(Christy Eatmon) 써모 피셔 멸균의약품 전문가(SME sterile drug products)는 "현재 바이오파마 업계의 R&D 파이프라인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하며, 최근 제형개발은 이같은 동향을 반영한 것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개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로 만들어진 케미컬 의약품과 다르게, 바이오의약품은 분자량이 큰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분자량이 큰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주사제형(injectable) 약물이 주를 이룬다. 또한 펩타이드 혹은 단백질 등으로 이루어진 바이오의약품이 다수이기 때문에 화학물질보다 pH, 온도 등에 민감하며 변성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DP(drug product) 공정 개발의 중요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에서 흔히 사용되는 제형은 액상 바이알(liquid filled vials), 동결건조 바이알(lyophilized vials), 프리필드 시린지(pre-filled syringes, PFS), 프리필드 카트리지(pre-filled cartridges, PFC) 등이 있다. 이 중 프리필드 시린지(PFS)와 프리필드 카트리지(PFC)는 시린지 등에 일정량의 약물을 미리 주입한 것으로, 주사기로 약물을 옮기지 않고 바로 투약이 가능한 형태라는 점에서 바이알 형태와 차이가 있다.
이같은 PFS 제형은 환자가 직접 투약을 하기에 용이해 환자중심(patient centric) 치료제 개발로 전환되고 있는 현재 시장트렌드 변화에 부합한다. 환자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품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갈 수 있다. 또한 의료진이 투약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약물 오염의 문제를 줄일 수 있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 투약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투약 용량에 대한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크리스티 잇먼(Christy Eatmon) 써모 피셔 멸균의약품 전문가는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프리필드 시린지(PFS) 제형의 의약품 제조 및 CDMO 선택시 고려해야할 사항 등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보통 어떤 경우에 프리필드 시린지로 개발하는가?
▲제품을 개발할 때 어떤 제형을 택할지는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프리필드 시린지 혹은 프리필드 카트리지로 개발하려는 경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의 편의성이다. 생산단가를 우선순위에 두는 경우 바이알로 만드는 것이 좋다. 바이알은 가장 빠르게 생산할 수 있고, 가장 낮은 단가로 만들 수 있다. 이에 비해 프리필드 시린지는 개발시간이 긴 편이다.
최종적인 제품의 제형과 개발단계에서의 제형을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임상단계에 빠르게 진입하고자 한다면 먼저 생산속도가 빠른 바이알로 개발을 하고 이후에 프리필드 시린지 제형으로 변경하는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초기 임상단계에서는 임상개발에 속도감을 부여하기 위해 가장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냉동(frozen) 바이알로 개발하고, 후기 임상단계에서는 액상 바이알 타입, 상업화 단계에서는 프리필드 시린지 타입으로 제형을 전환해 개발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렇다면 프리필드 시린지로 제형을 전환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은?
▲기본적으로 프리필드 시린지에 대한 기술적 이해, 공급망 물류, 규제 고려사항, 비용, 제품안전성, 품질 등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중요하게 봐야할 부분은 우선 제형 전환과정이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연한 공정설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프리필드 시린지나 프리필드 카트리지는 까다로운 규제조건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규제기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요예측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추가적으로 약물이 새로 전환되는 포장 재료 등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고 품질이 손상되지 않도록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초기단계부터 지속적으로 협업을 진행해 제형전환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써모 피셔 CDMO가 프리필드 시린지 제형 변경에서 가진 장점은?
▲우선 우리는 풍부한 CDMO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50년의 업력을 가진 CDMO로 23개국에서 60곳의 의약품 생산시설, 임상물류 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우리는 1억7200만개 바이알과 2600만개 프리필드 시린지를 생산했다. 물론 한국 바이오파마 기업의 의약품 위탁 생산 경험도 다수 가지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CMO(위탁생산)가 아닌 제형개발을 함께하는 CDMO로서 풍부한 경험과 유연한 공정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개발과 생산이 한 곳에서 진행되는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스케일업, 기술이전에 용이하며 초기 임상단계부터 각 약물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 임상부터 상업화까지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다수의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생산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프리필드 시린지 생산시설은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배치 당 몇 천개(unit)에서 60만개까지 다양한 스케일로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프리필드 시린지 뿐 아니라 프리필드 카트리지 제형의 펜 인젝터(pen injector)와 오토인젝터(auto injector)를 개발하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적절한 제형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